[뉴스핌=이수호 기자]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ICT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ICT 업계에서는 묵은 숙제들이 해결됐다며 반가움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부처마다 입장이 달라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내 주요 O2O 서비스 사업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청와대가 먼저 O2O 사업자들에게 만남을 제의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업체 관계자는 "대관 담당자를 통해 청와대가 먼저 만남을 제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뚜렷한 결과물을 주진 않았으나, 업계 현안과 고민 등을 들어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남 덕분인지, 행사 하루 뒤인 지난 25일 자동차 매매 중개 스타트업인 '헤이딜러'가 한달여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헤이딜러는 모바일을 통해 차량 매매를 주선하는 플랫폼 사업자다.
오프라인 설비를 갖춘 기존 업체들의 반발과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으로 인해 서비스를 잠정 종료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최소한의 이용약관 외에 시설이나 인력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기로 결정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안' 입법예고를 통해 심야시간 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한정면허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택시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심야 시간에 '콜버스'와 같은 새로운 운송 서비스의 물꼬를 터주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 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격 방문하면서,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가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규제 산업의 하나로 치부했던 게임 산업 진흥 정책도 잇따랐다. 지난 19일 미래부와 문체부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드게임의 월 결제한도 및 베팅한도를 상향하는 '보드게임 규제 완화안'을 오는 3월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웹보드 게임의 1회 베팅 한도를 5만원으로, 월 베팅 한도를 50만원으로 각각 올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더불어 VR을 비롯해 새로운 기기를 통한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총 1850억의 거액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부처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업무보고를 통해 개인 및 위치정보를 활용한 신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O2O 서비스 등 핵심산업 분야에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사업자들이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들의 신사업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정보를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가 이를 거절하면 이용을 중단하는 '옵트아웃(Opt-out)' 제도를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규제 완화 정책에도 업계는 부처마다 손발이 맞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헷갈린다는 반응도 관측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웹보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도 여전히 보건복지부는 게임을 중독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라며 "규제 완화 이전에 IT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 육성을 위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지난 25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게임을 알코올·향정신성의약품·인터넷·도박 등과 함께 5대 중독 중 하나로 규정했다. 업계는 부처마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만큼,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제한)완화 역시 금융위원회의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로인해 지난해 예비인가를 통과한 카카오와 KT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국토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안' 역시 기존 운송 면허를 지닌 사업자를 대상으로 해 신규 O2O 사업자의 진입이 여전히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청와대를 방문했던 '콜버스'는 여전히 규제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핀테크 등 신사업 분야에서 더 많은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본다"라며 "정부가 규제에서 진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규제 부문에서도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 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