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M&A로 IT 몸집 키우기…석유화학 업종은 신용등급 올라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27일 오후 4시 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최태원 회장의 복귀 이후 SK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ㆍ통신 계열사들이 CJ헬로비전, OCI머티리얼즈 등을 인수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과감하게 나선 결과다.
반면, SK그룹에서 과거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컸던 정유사 및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차입금 규모를 줄이며 내실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는 내달 7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1200억원씩 발행하고 7년물도 600억원 발행한다.
SK㈜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최 회장 복귀 직후인 9월 이후 벌써 두 번째다.
![]() |
최태원 회장 복귀 이후 SK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추이 |
종전까지는 에너지, 석유화학, 해운, 건설 분야에서 주로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지난해부터 IT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SK C&C와 합병한 SK도 회사채 발행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SK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추이가 변화함에 따라 향후 사업재편에 관한 최 회장의 비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 8월 복귀 직후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을 위해 향후 10년에 걸쳐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당장 올해만 해도 6조원 이상이 투자될 예정이다. 최 회장이 부재중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1조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또 이달 초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SK텔레콤은 내년 4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시키고 동시에 CJ가 준비 중인 15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통신사업자를 넘어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재탄생한다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CNM을 인수할 당시 유료방송 가입자당 매출(ARPU)을 100만원 정도로 책정했다"며 "CJ헬로비전의 경우 50만원 아래인 만큼 적정 가격에 인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24일에는 SK㈜가 OCI머티리얼즈를 4816억원의 가격에 전격 인수했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 LCD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 가스를 만드는 회사로 SK하이닉스를 주 고객으로 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SK는 반도체 소재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가 크고, 향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로 판로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OCI머티리얼즈가 올해 처음에 매물로 나왔을 때는 7000억~1조원대의 가격이 제시됐다"며 "5000억원이 안 되는 가격이면 저렴하게 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그룹이 IT 분야에 있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가리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과거 회사채 발행이 많았던 정유사 및 석유화학 업체들은 차입금을 줄이며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키고 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정혁진 수석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3분기 말과 비교하면 올해만 순차입금이 4조원 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