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2016년 국내에 도입될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참여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책수단의 원활한 운용과 더불어 중앙은행이 거시정책 수행에 필요한 주요 정보의 공급자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정연수 한은 금융안정국 차장은 '경기대응완충자본 및 통화정책 간 상호작용과 효과적인 정책운용체계'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CCyB 운용 참여 논거, 국제기구의 권고 및 주요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시행될 CCyB 운용체계에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CyB란 지난 2010년 12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은행부문에 대한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측면에서 주요 거시건전성 정책수단 중 하나로 도입한 것이다.
즉,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호황기에 과도한 신용팽창을 억제하고 불황기에 신용위축을 완화하는 효과도 도모하기 위해서다. 개별은행의 건전성보다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가 주된 목적이다.
2016년 이행시점을 앞두고 대부분의 회원국이 CCyB 도입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2013년 2월), 노르웨이(2013년 12월), 영국(2014년6월) 등 일부 국가는 이미 시행 중이다. 한국은 2016년 도입 예정이다.
정 차장은 "경기대응완충자본은 경기, 신용 상황 등에 대한 정책당국의 판단을 바탕으로 운용되므로 통화, 재정 등 여타 거시경제 안정화 정책과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상충 또는 보완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CCyB 등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은 자본배분경로(allocation channel)와 신호경로(signalling channel)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및 신용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은 금융안정 및 물가안정이라는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행 과정에서 상호작용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CCyB는 통화정책의 주요 정책효과 파급경로 중 하나인 신용경로를 통해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안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차장은 "예를 들어, 금융부문의 과도한 신용공급 및 이에 따른 시스템리스크 누적에 대처하기 위해 CCyB를 강화하면 중앙은행의 의사와 관계없이 총수요 억제 또는 물가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중앙은행이 당초 의도한 대로 통화정책의 효과가 파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CCyB의 조정이 통화정책의 목표변수인 경제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및 분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실제로 CCyB를 이미 도입한 주요국 사례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다수 국가가 관련 당국 간 의사소통 및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해당 제도 운용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제도를 도입한다면 정책간 상충으로 인한 부작용 방지하고 중앙은행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의 사용 효과가 불충분할 가능성도 꼽혔다. 정 차장은 "CCyB 등 거시건전성정책만으로는 금융불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젤위원회의 권고도 중앙은행이 참여할 명분이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CCyB의 도입을 합의한 바젤위원회도 CCyB 결정시 통화정책 등 관련 정책과 조화로운 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당국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외 위기관리주체로서의 역할 수행 및 통화정책 유효성 제고를 위한 선결요건이 되며 정책수행의 오류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 차장은 "중앙은행은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을 통해 과거는 물론 최근의 금융위기 과정에서도 위기관리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위기 예방을 위한 CCyB 운용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CCyB와 통화정책 간 상호작용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당국이 단독으로 CCyB를 운용할 경우 정책수행 오류 가능성 증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CCyB 참여 필요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당국 간 원활한 협력체계의 구축은 정책의 유효성 확보와 정책목표 달성에 필수적이며, 이는 주요국의 CCyB 운용체계에서 중앙은행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정 차장은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CCyB 운용체계가 구축되면 유관 정책 간 상호보완적 운용이 보다 원활히 이루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은 거시건전성정책 수행에 필요한 주요 정보의 공급자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시행될 CCyB 운용체계에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