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은행권이 대기업대출을 줄이며 기업대출부문 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대출은 건당 부실 위험이 큰 데다 대기업도 은행 돈을 외면하고 있어서다. 리스크 부담이 적은 중소기업대출, 특히 소호대출(자영업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8월말 현재 총 기업대출은 419조937억원이다. 지난해 말 398조5446억원에 비해 20조5491억원(5.2%) 증가했다. 대기업대출과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을 모두 합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2조2809억원(2.3%)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22조8300억원(7.6%) 늘었다. 특히 소호대출은 15조4321억원(11%) 불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대출 증가분 중 소호대출 비중은 68%에 이른다.
KEB하나와 농협, 신한은행이 대기업대출을 줄였고, 우리, 국민은행은 늘렸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에 견줘 대기업 대출을 3조196억원(10%), 농협 6667억원(5%), 신한 5075억원(3%)을 각각 줄였다. 반면 우리는 1조8232억원(9%), 국민은 897억원(1%)가량 불렸다.
대기업대출 감소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신용도는 높아 이자율은 낮지만, 건당 금액이 커 부실화될 경우 충당금으로 은행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 또 대기업 대부분이 수출 관련 업종이 커 대외 경제변수 악화에 따라 업황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7월말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달(0.68%) 대비 0.16%포인트, 지난해 같은 달(0.74%) 대비 0.10%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연체율 자체는 0.90%로 높지만, 전년 동월(1.14%) 대비 0.24%p 하락했다.
대기업도 은행돈을 멀리하고 있다. 내부유보금이 지난해말 502조원(30대 기준) 회사별로 평균 16조원(박광온 의원실)를 넘어선 결과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대기업이 주식발행과 회사채를 통해 직접 조달한 자금도 30조23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은 은행 통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기업대출을 줄였고, 농협은행도 STX, STX조선해양 등의 부실 여파로 대기업 여신을 적극 회수하고 있다. 신한과 국민도 대기업 대출 조정에 나서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업여신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여신 비중도 KEB하나는 36%(하나+외환)에서 32%로, 농협은 20%→18%로, 신한은 24%→22%로, 국민은 19.2%→18.1% 줄었다.
상대적으로 우리은행(9%)의 대기업대출 증가가 눈에 띈다. 다만,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지난해 24.2%와 차이가 없다. 전체 기업대출이 8%늘었지만, 대기업 대출이 9%로 늘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 대기업 대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부실채권비율은 2분기 1.73%로 지난해 말 2.10%보다 0.37%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연체율은 1분기 0.57%에서 2분기 0.67%로 0.1%포인트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은행들은 대기업 여신 축소와 반대로 중소기업 특히 소호대출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소호대출 증가율은 KEB하나 16%, 우리 12%, 국민 11%, 신한 9%, 농협 8%로 각 은행 전체 기업대출 증가율 2%, 8%, 7%, 6%, 3%보다 최대 8배 크다.
소호대출 증가에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로는 자영업자 생활자금으로 쓰이는 것도 많지만,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돼 잘 드러나지 않는 가계부채의 숨은 부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