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게임개발직, 3000만원 정도 더 받아
[뉴스핌=이수호 기자]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무 환경 탓에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IT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PC에서 모바일로 시장의 흐름이 재편되면서 대졸 공채에서 사실상 수시 채용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발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신입보다 업력이 높은 경력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4월부터 셀(부) 단위의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각 부서별 상시채용으로 구조를 전환했다. 각 셀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채용까지 셀 담당이 필요한 경우, 실시하는 방법이다. 이때문에 과거의 공채제도를 사실상 사라지고 셀 별로 채용 일정과 방법이 상이하다. 사실상 수시채용으로 바뀐 셈이다. 오는 27일 서강대에서 이와 같은 네이버의 채용 정보를 설명회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합병한 이후, 공채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다음카카오 역시, 올 하반기 구체적인 신입채용 계획이 없다. 합병 전 다음의 경우 공채를 진행했고, 카카오는 수시채용 제도만 운영해왔다. 특히 오는 9월 임지훈 신임 대표체제가 출범되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된 만큼, 내부 조직 구성에 먼저 손을 대겠다는 의지다. 다만 각 조직별로 경우에 따라 경력직 채용은 꾸준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게임업계 역시 대규모 신입공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실적이 좋은 대형사 위주로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넥슨은 내달 6일까지 각 부문별 신입 및 경력직원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아트,게임기획, IT엔지니어, 플랫폼 엔지니어, 게임사업, 해외사업, 웹기획/기업 디자인, 경영지원 등이다. 또한 넥슨네트웍스는 오는 9월 제주시 노형동에 자리잡은 넥슨네트웍스 본사에서 근무 가능한 게임서비스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오는 10월 대졸 신입 공채 16기를 모집한다. 9월 초부터 서류전형이 실시되며 서류 전형과 엔씨테스트 1·2차 면접전형을 거친다. 엔씨테스트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검증하는 장치로 직무적성평가 항목에서는 회사와 게임 산업에 대한 기본 지식을 검증한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3000만원 중반 수준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오는 9월 넷마블컴퍼니 전체 계열사와 전직무에 걸쳐 대규모 공채를 진행한다. 올 상반기에 3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경력공채를 진행한 만큼, 하반기 역시 대규모 신입 채용을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달 중 전국 대학교를 돌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게임사업과 더불어 핀테크로 외연을 확장한 NHN엔터테인먼트는 9월 초 하반기 기술부문 대졸 신입 공채를 시행한다. 서류전형과 기술 필기 테스트인 '필 더 토스트'(Feel The TOAST), 최종면접을 거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기본 기술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중점 평가한다. 더불어 게임 제작 등 기술부문을 비롯해 디자인·마케팅·서비스 관리·경영지원 부문 경력사원 상시채용제도를 운영한다. 컴투스 역시 하반기 공채(신입/경력)를 10월에 진행예정이며 경력직은 수시 채용으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처럼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의 대규모 게임사들은 공채를 진행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게임사 경우 사실상 수시채용으로 굳어진 모습이다. 실적에 따라 조직개편이 잦고, 산업의 특성 상 개발자에게 고연봉이 쏠리는 구조 탓이다.
업체별로 다르지만 개발직과 비개발직의 연봉 차이가 보통 300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개발자를 제외한 직군의 경우, 인원을 대폭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모습은 PC에서 모바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산업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산업군으로 대기업 그룹사에 비해 채용 규모는 작아도 정규직 중심의 좋은 일자리를 꾸준히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다만 모바일 서비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확산되고 산업 트렌드의 변화가 빨라 고정된 인원을 꾸준히 채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