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법원이 명목상 등재된 감사와 이사에게도 약속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놔 주목된다.
4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대법원(민사3부)은 지난 2011년 영업 정지된 부산저축은행 파산관재인인 예보(원고)가 이 저축은행의 감사와 이사였던 이 모씨, 장 모씨, 민 모씨 등 5명(피고)이 법상 등기만 했을 뿐 실제 회사업무는 하지 않은 명목상 임원으로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에 대해 원고승소를 판시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모씨 등 5명은 기존에 받은 급여를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이 재판은 예보가 부산저축은행을 관리하면서 자회사였던 대광주식회사의 감사와 임원 5명이 등기는 돼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 업무를 전혀 하지 않아 분식회계를 방치했으면서도 매달 100만~300만원씩 받아간 사실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예보는 이들에게 “직무를 수행한적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에 따라 받은 보수를 모두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4년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보수는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예보는 1심에서 패했고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원칙적으로 “명목상 이사, 감사도 법인인 회사가 사회적 실체로서 성립하고 활동하는데 필요한 기초를 제공하고 상법상 권한과 의무도 갖고 그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면서 일반적인 이사, 감사와 같은 지위라고 인정했다. 따라서 상법 제388조, 제415조에 따라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보수의 청구권을 갖는다고 했다.
이 사건의 경우 이모씨 등 5명은 부산저축은행이 상호저축은행법의 제한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이름을 빌려 형식상 주주나 임원을 등재하는 방법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인 대광 주식회사의 이사와 감사다. 즉, 명목상 임원은 맞지만 대광 설립에 기초가 됐기 때문에 보수를 받을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명목상 이사, 감사도 상법 415조, 388조의 요건을 갖췄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해 보수청구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해야 하는 다른 점은 제 역할을 못한 이사, 감사에 대한 급여 수준에 판단 여부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다. 판결문에서 “상법상 의무를 갖고 그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는 이사, 감사의 ‘과다한’ 보수에 대한 사법적 통제의 문제는 ‘별론’으로 해야”라는 의견을 담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만 하는 사외이사 등 이사, 감사의 급여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소송으로 가려낼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