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소비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최근 소비성향 하락은 장기성장률 저하에 대한 예상과 기대수명 증가로 가계가 일생에 걸친 소비 스케쥴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장기 성장률에 대한 가계의 기대가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비성향 저하 추세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은 3년 연속 1%대로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민간소비 성장은 1.5%에 그쳤다. 소비부진은 저유가·저금리 호재에도 민간의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 연구위원은 "사실 우리 경제의 소비부진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소비부진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경제의 구조 변화 때문"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 등 개도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 수출이 경기를 이끌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수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소비가 성장을 이끄는 방향으로의 구조변화가 필요하지만 소비 부진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가 소득보다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계소비성향은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하락하는 분위기다.보고서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전체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76.6%에서 2014년 72.9%로, 올해 1분기에는 72.3%를 기록했다.1분기 수치로는 2000년대 들어 최저치였다.
소비성향 하락은 장기 기대성장 변화가 주요인이다. 기대수명 증가와 더불어 예비적 동기의 저축 증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연구위원은 "예상치 못한 기대수명 증가로 소비 재조정이 일어나는데, 기대수명이 증가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가정할 경우 60대의 소비성향 저하 폭은 10.9%p에 달한다"며 "잠재성장률이 2%대로 하락하면서 가계가 기대하는 장기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소비 성향 하락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대외 변수가 일부 해소되면서 경제불확실성 측면에서는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가계가 기대하는 장기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중반 이후 10년 이상 소비성향 하락이 지속됐었다.
보고서는 향후 5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위축되고 2020년에는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고 연구위원은 "당장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가 예상돼 노통투입을 통한 성장도 곧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소비성향의 조정이 향후 수년간 추가적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아직까지 정부나 일반 국민들은 우리 경제가 3%대 초중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듯 하지만 2%대 성장률이 올해 이후 지속될 경우 기대성장률도 추가적인 하향조정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수서비스 육성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소비성향을 제고할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았다. 가계부채 확대가 향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확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늘리고 단기적으로 안전망을 구축해서 노후불안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과도한 소비 위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소득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가 빠르게 이뤄지는 현재의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원금상환 부
담이 커지면서 부채증가가 오히려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