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국내 은행 및 보험계열 증권사 중 하나대투증권의 외부출신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쟁사들이 조직내 잔뼈가 굵은 공채출신 CEO를 배출하며 내부 임직원 사기를 높이는 트렌드와는 다른 행보다.
27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임원(상무급 이상)은 장승철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이 중 외부출신 인사는 8명에 달했다. 전체의 66% 수준으로 국내 금융계열 증권사 가운데 최대다.

우선 장승철 대표이사부터 외부 출신이다. 지난 1987년 입사해 20년 이상 현대증권에 근무하던 장 대표는 부산은행을 거쳐 2009년 하나대투증권 IB부문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2014년 3월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로 선임, 임기 2년째다. 이 외에 이진혁 S&T(Sales and Trading)부문 대표인 이진혁 전무와 주익수 IB담당 전무가 현대증권 출신이다.
에셋매니지먼트(AM)담당 대표인 양제신 부사장과 변재연 경영지원본부장, 배기주 리스크관리본부장 등 3명은 하나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한 케이스다. 변재연 본부장은 은행 재무기획팀장에서 하나대투로 옮기면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와는 달리 최근 금융계열 증권사들의 외부 임원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각 사 집계 결과, 교보증권(외부인사 비중 약 50%), 신한금융투자(39%) NH투자증권(21%) KDB대우증권(21%) 등 여타 금융계열 증권사의 외부인사 출신 주요 임원은 절반을 밑돌았다.
한때 조직 수장에서부터 모회사의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치른 신한금융투자는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은행출신 임원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요 임원 23명(본부장급 포함) 중 외부 인사가 신한은행에서 겸직을 맡고 있는 임영진·이동환 부사장과 유안타증권 출신의 김병철 부사장 등 9명으로 전체 임원의 40% 이하다.
은행계열인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역시 조직내 잔뼈가 굵은 공채 출신 사장이 배출되면서 외부 임원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외부출신 임원비중은 21%로 집계됐지만 친정을 잠시 떠났다 돌아온 임원을 빼면 외부 출신 임원 비중은 한 자리수에 그친다. 대우증권 역시 이삼규 수석부사장 등 산업은행 출신 2명과 IB와 운용 전문가 2명 외에는 대우증권 토박이로 구성돼 있다.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외부보다는 내부 출신으로 임원진을 꾸리는 것은 회사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반발과 박탈감을 막기 위한 차원도 있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무조건 외부인사라고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다만 고위급 인사의 후광을 업고 주변 인사들을 자기 사람들로 채우고 인사권 등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경우가 잦다보니 내부 반발이 생기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외부 출신이 득세할 때 내부에서 생길 수 있는 일명 '줄서기'도 문제다. 외부에서 고위 임원이 왔을때 일반 직원들은 각자의 승진 문제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고 자연스레 조직내 줄서기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
경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은행과 증권은 전혀 다른 비즈니스 영역인만큼 각 업무 영역에 걸맞는 전략이 필요한데 내부에서 능력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외부인사의 경우 성과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단기 위주의 전략을 펴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하나대투증권은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통합과정에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 전산장애를 지난 21일 겪었지만 아직까지 고객 보상은 물론 전산장애의 원인 규명조차 못하고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금융지주에서 증권사 임원으로 내려오는 관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며 "다만 증권사 비즈니스는 은행대비 상당히 역동적이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합성 여부에 대해선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서로 다른 조직문화에 대한 적응 여부가 관건인데 잘 짜여진 경영전략으로 극복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임원(인사담당)은 "전문성과 영업력 측면에서 외부출신 임원을 배치했을 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경우가 꽤 있고, 조직내 경쟁과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며 "다만 내외부 비중을 적절히 조정하지 않고 낙하산 등 외부 인사 비중이 과도해지면 조직내 위화감, 사기저하 등의 부작용이 커져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