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란핵 협상으로 인해 해외플랜트 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저가 수주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건설 플랜트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인도 기업들이 가격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NH투자증권·현대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9곳에 달하는 증권사에서 최근 사흘간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인해 국내 건설사의 수혜를 점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들을 종합해보면 이란의 건설 발주 재개는 다소 시간(최소 6개월여)을 기다려야 하나, 중장기적으로 신규 발주시장이 생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플랜트 주력 시장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발주 감소분이 보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수혜주는 아직까지 프로젝트 잔액이 남아 있는 대림산업과 과거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정도를 꼽는다.
다만 수혜주로 지목된 업체들의 주가 상승탄력은 크지 않다. 국내 단기 주택경기 회복과 연초 이란 핵협상 진전 소식에 힘입어 연초 대비 급등세를 이어오긴 했지만 타결 막바지 소식이 전해졌던 4월을 기점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것. 유일하게 대림산업 정도가 연고점 수준 하단에서 횡보 중이다.
이같은 주가 흐름은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저가수주 경쟁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중동에서 활동중인 K사 임원 A씨는 "중국·인도 업체들은 한국 업체들 입장에서 원가절감으로 경쟁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한다"며 "최근 티알·사이펨 등 남유럽 글로벌 업체들도 환율 등으로 한국 업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입찰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해외 영업을 하는 건설업계 관계자 B씨도 "이란 핵 협상이 타결 된 가운데, 중대형 프로젝트들이 세계 시장에 발주되기 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막연한 기대감 보다 저유가·원가상승 등 지금 현안 문제들 부터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이란 제재 시에도 중국은 제한적이나마 원유 수입·천연 가스 개발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많은 협의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왔다"며 "중동 시장의 경우 프로젝트 수주에 인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 시장 진입이 기대치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보고서를 낸 일부 증권사 연구원들도 호재 관련 발언과 함께 우려의 시각도 드러냈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유럽 및 일본 등 해외 선진업체들이 이란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후발 주자인 인도와 중국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별로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제재의 수혜를 본 나라는 중국, 러시아, 인도인데, 이 중국이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며 "중국은 철도, 항공, 교통 뿐만 아니라 산업플랜트,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고 2010년이후 서방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에너지 분야까지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란은 열린 시장(Open Market)"이라며 "수주 경험이 중요하나 한 업체의 독점적 수혜가 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이란핵 협상 타결이) 긍정적인 뉴스이나 충분한 이해와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1개월 내 ▲쿠웨이트(KNPC의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 중 패키지 4번, 쿠웨이트 KNPC의 LPG 트레인 5 프로젝트) ▲UAE(아드코의 밥 통합시설 확장 프로젝트) ▲바레인(알마디나 알샤말리야 하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 ▲사우디(사우디 전력청의 두바 태양광 복합화력발전소 1단계 프로젝트, 아람코의 쿠라이스 유전개발 확장 프로젝트) ▲알제리(토스얄리 철강의 베치우아 조강플랜트 프로젝트) 등의 국가의 프로젝트를 입찰받았거나 입찰 최저가를 제시한 곳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들이 사이펨(이탈리아), 인텍사·아베네르·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아베인(스페인), 에싸르·바텍와백·바랏중전기·L&T(인도), 시노스틸·CLETC·셉코3(중국) 등이었고 국내 기업의 이름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란시장에서도 이 같은 경쟁 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