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촉한 오빠들’은 쿡방 경쟁 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매주 월요일 밤 9시40분 방송한 ‘촉촉한 오빠들’의 경쟁 상대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였다. ‘촉촉한 오빠들’은 첫회에서 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한 이후 한 자릿수 시청률도 내지 못했다. 심지어는 0.6%까지 떨어졌다. 동시간대 방송하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4%를 넘겼고 현재 5%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한 32회 방송분은 4.7%를 기록했다.
tvN 측은 ‘촉촉한 오빠들’ 종영에 대해 “파일럿 4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추후 정규 편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제작발표회 당시만 해도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언급은 없었다. 시청률이 0.64%까지 떨어지자 tvN측은 슬그머니 종영을 결정했다.
‘촉촉한 오빠들’은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시청자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일상 속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는 감동을 낳았다.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였기에 가능했다. 모의 면접 후 엄마의 영상 편지에 눈물을 흘리는 취업 준비생, 버스 기사 엄마를 위한 딸의 만찬, 피아니스트를 꿈꾼 어부 아버지의 무대 등 가족 코드가 시청자와 통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 연출가를 꿈꾸는 경기도 화성 분교 학생들을 찾은 나영석PD, 청각 장애인 커플의 프러포즈, 강아지를 갖고 싶은 꼬마를 위한 엄마의 깜짝 선물 등 미담도 눈길을 끌었다.
프로그램의 성과는 저조했으나 일부 시청자들은 ‘촉촉한 오빠들’의 종영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TV 예능을 보면서 울기는 처음이다” “눈물 나는 아름다운 사연들 모두 감동이었다” “이런 프로그램은 계속 해야 한다” 등 응원과 아쉬움이 뒤섞인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종합 엔터채널로 대표되는 케이블채널 tvN마저 평일 예능을 먹방과 쿡방으로 채운 현실이 안타깝다. 성공한 프로그램이 생기면 우후죽순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것도,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은 어쩌면 방송계의 자연스러운 생리. 실제로 쿡방이 흥행하자 여러 채널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제작됐다. 그러나 먹방과 쿡방의 상승세가 다양한 예능 장르의 진입을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쿡방이 열풍이지만 곧 저물 것으로 보는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 곧 쿡방이 끝물이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또 현재의 쿡방 열풍에 대해 “직접 해먹는 재미를 느끼지 못한 현대인들이 예능을 통해 요리에 흥미를 보인 것”이라고 평했다.
이렇듯 현대인의 결핍에 허를 찌른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 게다가 마음 놓고 울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이들에게 ‘촉촉한 오빠들’이 담은 미담은 시청자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시청률로 보는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예전 MBC ‘양심 냉장고’ ‘느낌표’ 등이 시청자에게 감동과 웃음을 전했듯 남다른 의미가 담긴 프로그램의 자리는 지켜져야 한다. '촉촉한 오빠들'이 이를 채우지 못하고 시청률이라는 잣대만으로 폐지돼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