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경제가 잘 운용되려면 돈이 잘 돌아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몸속에서 피가 잘 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돈의 흐름이 꽉 막힌 모습이다. 통화유통속도가 18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소위 ‘돈맥경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에 따른 현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지만 저성장·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단기성예금 등에 몰리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2월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이 80조5022억100만원을 기록, 1960년 1월 통계집계 이후 처음으로 80조원대를 돌파하면서 본원통화가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월중 본원통화(원계열, 평잔기준)는 전월대비 3조1982억원 늘어난 116조5024억원을 기록, 1971년 1월 통계집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설 연휴가 2월에 위치하면서 현금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발행이 늘어난데다 민간에서 현금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금리상황이 지속되면서 단기성 자금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도 지속됐다. 요구불예금이 전월보다 4조4044억원 증가한 144조62억원을,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5조7268억원 늘어난 374조820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머니마켓펀드(MMF) 또한 3조7551억원 늘어난 71조1824억원을 보이며 2009년 5월 75조5219억원 이후 5년9개월만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 현재 예금은행의 신규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대비 5bp(1bp=0.01%포인트) 떨어진 2.04%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또한 1996년 1월 통계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였다.
◆ 원인, 5만원권 발행 vs 경기위축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은은 즉답을 피하는 분위기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본원통화가 늘어난 반면 M2가 제자리에 머무니 통화승수 하락현상은 수치상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금의 단기부동화는 공식적 용어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13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민간의 현금보유 성향이 증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즉 시중자금이 비은행권 실적배당형상품에서 은행예금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영향에 한은은 M2내 지급준비금적립대상 이외의 상품 비중이 2009년 7월 52.1%에서 2011년 12월 49.8%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저물가 저금리 현상이 심화된데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5만원권 발행에 따라 고액권 소지가 간편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화폐환수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같은 한은 분석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앞서 지난 2월 내놓은 ‘통화승수 하락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2007년 76.6%에서 2010년 77.3%까지 증가하다 2013년 73.4%, 2014년 72.9%까지 하락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또 상장기업의 현금유보율도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12.9%에서 2013년 1023.5%, 2014년 상반기말 1092.9%까지 빠르게 증가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