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X지수 연초 대비 27% 급등…유가반등·우크라 효과
[뉴스핌=배효진 기자]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과 루블화 폭락에 죽을 쑨 러시아 증시가 새해 들어 두 자릿수대 상승세를 보이며 완벽히 탈바꿈했다.
러시아 벤치마크 지수인 MICEX 종합지수는 24일(현지시각) 연초대비 26.89% 오른 1772.16에 마감했다. 지난 18일에는 1838.18로 4년래 최고점을 찍는 등 연초 강한 상승장을 유지하고 있다. RTS 지수 역시 연초대비 12.39%, 직전월에서는 20.5% 오르며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유로 스탁스600지수가 2.78%, 13.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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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RTS지수 변화 추이[출처:인베스팅닷컴] |
전문가들은 최근 강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휴전 합의로 이어진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7일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이 도출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휴전 합의를 지지하는 의결안을 가결했다.
스베르방크 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톰 레빈슨 외환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명료해지기를 원했다"며 "휴전 합의 소식은 시장에 분명히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절반 가까이 폭락하며 부진한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안정세에 접어든 것도 산유국 러시아의 증시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지난 18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62.34달러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8.84달러를 지나고 있다.
프로스페리티 캐피날매니지먼트 알렉산더 브래니스 대표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달러 강세로 루블화도 대폭 절하돼 향후 증시 전망은 밝다"며 "올 한 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러시아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미국이 추가제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날리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반군이 동부 도네츠크주 데발체베를 기습한 것과 관련해 휴전 협정 위반으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스텁스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증시가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이 투자 적기지만 추가제재라는 리스크를 염두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이에 대응할 경우 투자자들이 러시아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기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도 러시아 경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디스는 최근 러시아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인 'Ba1'로 낮췄다. S&P와 피치도 앞서 러시아 등급을 정크 등급인 'BB+'와 'BBB-'로 강등했다.
신용강등 여파에 24일 MICEX지수와 RTS지수는 각각 1.15%, 2.39%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