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아닌 내가 지킨다"
이름 강만식(백윤식 분), 유제화학 사장... 적당한 위치, 돈만 아는 마누라, 못 되먹은 자식들...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속임수라고 믿는 한 남자가 있다. 그 놈은 우리 지구를 위태롭게 할 ‘더러운 외계인 놈(안드로메다 pk40 행성에서 온)’이다. 그 놈을 잡아 더러운 외계인 놈들의 지구를 파괴하기 위한 술책을 막아야한다. 병구(신하균 분)는 강만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조사하고 기록한다. 그의 집요한 조사와 연구는 결국 강만식의 납치로 연결된다.
만식을 납치한 병구는 그의 옷을 벗기고 의자에 팔다리를 고정시키고 그의 머리를 삭발한다. 그런 병구를 보며 병구의 추종자 순이가 묻는다.
순이 : 오빠, 머리는 왜 깎는 거야?
병구 : 저 놈들의 머리카락은 일종의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하지.
순이 : 아....
병구 : (물파스를 꺼내며) 저 놈의 능력을 없애기 위해서 이걸 써야해!
순이 : 왜?
병구 : 이상하게.... 저 놈들의 유전자 구조는 우리랑 거의 똑같애. 하지만 신경체계에는 차이가 있지. 여기 물파스에 들어있는 말레인산클로르페닐라민이 몸속에 침투하면서 저놈들 신경전달물질인 트란스크리산테메이트에 협착하게 되고 트란스크리산테메이트는 트란트린과 레스메트린이라는 두 개의 물질로 파괴돼서 저 놈은 아무런 힘을 못 쓰게 되는 거야 ...
병구의 수첩에 깨알 같이 적혀 있는 외계인에 대한 존재와, 그가 수집한 강만식에 대한 조사 자료, 사진, 조직도 등등은 오랫동안 그를 따라 다니며 수집한 자료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강만식은 진짜 외계인인가?"
외계인의 존재는 오랫동안 논란의 여지는 있어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믿고 있으면서 자신이 외계인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있다거나 외계인과 관계되어 중요한 일을 해야한다거나...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멀리할 것이다.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는 “강만식은 외계인이다”라는 그의 신념과 믿음이 있고 그 믿음에 대한 근거로 수집한 자료들이 쌓여있다.
다시 이 자료들을 분석해보자.

병구는 단순하고 모호한 인상과 단서에만 근거해서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
병구는 자신이 외계인의 위협을 막고 지구를 지켜야한다는 막대한 사명감과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과대망상에 사로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지구를 지키지 않으면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엄청난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기저에는 자기보다 잘 살고 힘 있는 자들에 대한 피해망상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 병구의 약점을 강만식은 콕 찝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너는 절대 나를 못 이겨... 세상 탓만하고 환경 탓만하고 피해의식에만 젖어서... 그래서 니들은 발전이 없는 거야!”
병구는 외계인으로부터 자신의 생각이 조종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가 발명한 헬멧을 쓰고, 그를 납치 강금한 후 안테나 역할을 하는 머리카락을 밀고 그의 초능력의 핵심 부위(눈, 발등, 생식기...) 중 차마 눈은 너무 잔인하고, 여자인 순이에게 “생식기”이야기를 꺼내지 못해 발등에 생체기를 내고 물파스를 발라 초능력을 없애며, 이런 자신의 행위가 알려질까 두려워하며, 한적한 숲에 양봉을 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경찰들을 따돌리는 등등의 행동들은 우스꽝스럽고 때론 기괴하기까지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망상장애의 망상 그 자체는 정신분열증의 망상처럼 기괴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기괴한 망상의 예는 ‘누군가가 자신이 잠든 사이 자신의 장기를 빠꾸어 놓았다’등이 있다).
►지구를 지켜라
- 2003,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외
- 병구(신하균)는 외계인으로 인해 지구가 곧 위험에 처할 거라고 믿는다. 이번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 지구를 지켜야 한다. 병구는 그가 외계인이라고 믿는 유제화학의 사장 강만식(백윤식)을 납치해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고자 한다. 지구를 지키려는 병구와 탈출을 시도하는 강만식의 처절한 몸부림과 사투 끝에 강만식은 탈출에 성공하고 진짜 그의 정체가 밝혀진다.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