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소비 침체로 유통업계가 위기를 겪는 상황에 정치권에서까지 추가 규제를 하겠다고 나서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의 얘기다. 최근 백화점업계가 아울렛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준비되는 ‘아울렛 규제’으로 인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범위를 기준 1km에서 2km로 늘리는 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아울렛이다. 출점제한 지역이 2km로 확대되면 도심 밖 교외지역에 진출한 아울렛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미 진출한 아울렛도 규모를 10% 이상 증설시 규제받는다.
이 규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된다면 유통업계는 이미 예정된 출점지를 모두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도심은 물론 수도권에는 아울렛 진출이 거의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촉진하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아울렛 규제는 경기회복을 위한 내수 활성화에 찬물을 뿌리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유통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게 된 것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앞다퉈 아울렛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올해에만 아울렛 각각 2개 점포씩 신규 출점할 예정이고 신세계는 기존 아울렛의 증설을 통해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미 롯데백화점은 14개의 아울렛 점포를,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3개, 1개의 아울렛을 운영 중이다.
아울렛 시장은 유통업계에 남은 몇 안되는 먹거리로 꼽힌다. 2013년 9조9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조2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2조7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유일한 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유통법 규제 직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상황인데 아울렛마저 규제를 추진한다고 하니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2km 내 전통시장이 없는 입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항변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치권에서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명제가 표심을 끌어낼 수 있다는 흥행 방정식처럼 굳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아울렛이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부 관광객 유입을 늘린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개점한 롯데아울렛 광명점은 광명시에 거주하는 주민 200여명을 채용했고 2013년 12월에 문을 연 이천점도 전체 직원의 40%(약 800명)를 현지 주민으로 채웠다.
또 다른 유통 관계자는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대부분 명품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이월상품이라 전통시장과 경쟁할 수 없는 구조”라며 “지역 상권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지 덮어놓고 규제만 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