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저도 집에서 세탁합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이 지난 3일 세탁기&에어컨 출시 행사장에서 집에서 빨래 한다고 전격 고백했다.

이날 신제품 소개가 끝나고 열린 질의응답 시간에 "세탁기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빨래는 꼭 여자만 하는 일인 것처럼 강조돼 기분이 나빴다“는 질문에 대한 일종의 해명성 고백이었다.
윤 사장이 가정사를 드러내면서 불만을 잠재우려고 한 해프닝은 이날 주력 신제품으로 전면에 내세운 전자동세탁기 '액티브워시'의 홍보 영상에서 시작된다.
액티브워시는 기존 전자동세탁기와 달리 뚜껑에 싱크대가 있어,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애벌빨래(세탁기에 넣기 전 부분 때를 꼼꼼히 지우기 위해 대강하는 빨래)를 하고 빨랫감을 바로 세탁기에 넣을 수 있는 신개념 제품이다.
홍보영상 속에서는 '엄마가 되면 압니다. 가족들의 깨끗한 옷이 얼마나 뿌듯한지'라는 음성과 함께 여성들이 쪼그려앉아서 열심히 애벌빨래를 하며 허리를 두드린다.
애벌빨래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여러명의 여성이 번갈아 등장해 푸념하기도 한다.
또 영상에서는 "한국 소비자의 92.4%는 월 14.8회 손빨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불편과 수고를 하는 엄마와 아내의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됐다.
이날 직접 자리에 나와 상품을 소개한 이연수 삼성전자 CE사업부 과장은 "내 아이, 내 남편에게 만큼은 힘들고 번거로워도 세심하게 챙기게 되는 게 엄마의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액티브워시'의 장점을 표현한 '애벌빨래부터 본빨래까지 그녀를 위한 원스탑케어'라는 마무리 멘트에서는 '그녀'가 또한번 강조됐다.

윤부근 사장은 "꼭 세탁기는 여자가 사용한다는 개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며 "어느 가정이든 아마 100프로 여자분이 세탁하는 가정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오해가 조금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세탁기는 여성의 전유물'로 강조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을 것이다. 생활가전 구매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세탁기 영상 속 등장인물부터 발표자까지 온통 여성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42.9%)는 외벌이가구(42.2%)보다 많다. 윤 사장의 해명처럼 빨래 돌리는 남자도 분명 많을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가족 사랑'을 올해 가전의 컨셉으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힘든 집안일을 나눠하려는 남자의 마음도 짚어줬으면 어땠을까. '가족 사랑' 하고싶은 마음은 아빠도 똑같을텐데 말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