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관련 지표 발표와 맞물려 변동성 UP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개장하고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30분이면 월가 트레이더들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 내린다.
통상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개장 직후 정점을 찍은 뒤 장중 완만하게 개선되고, 거래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전례 없는 새로운 리듬이 발생했다. 오전 10시30분 어김없이 한 차례 급등락이 발생,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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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크레딧 스위스는 4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통해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개장 한 시간 뒤 치솟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초 이후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특히 오전 10시30분 한 차례 ‘고개’를 든다는 것. 1월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크레딧 스위스는 밝혔다.
이는 원유 재고와 수급을 포함해 유가와 관련된 지표와 뉴스 발표가 집중되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크레딧 스위스는 판단했다.
석유 섹터의 주가가 과격한 반전을 이루는 것을 포함해 시장 전반에 파장이 확산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S&P500 지수의 변동성은 지난달 개장 직후 약 0.8%에서 출발한 뒤 한 시간 사이 0.3% 선으로 떨어졌다가 10시30분 0.45%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변동성이 개장 직후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마감을 한 시간 가량 앞둔 시각까지 완만하게 횡보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뚜렷하게 대조되는 흐름이다.
널뛰기를 방불케 하는 국제 유가가 증시 변동성을 부추긴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달 30일 배럴당 44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국제 유가는 전날까지 3거래일 사이 급등, 배럴당 54달러 선에 근접했다.
하지만 이날 유가는 다시 50달러 선 아래로 내리 꽂히며 상승분을 대부분 토해냈다.
유가 향방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데다 투기 거래자들의 숏커버링을 포함해 파생상품 거래가 급변동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커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대표는 “일부 트레이더들이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면서 하락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30일 기준 한 주간 원유 재고가 630만배럴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280만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