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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결산-정유ㆍ화학] 유가하락에 속수무책…먹구름 언제 걷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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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곤두박질에 신용등급까지 하락

[뉴스핌=송주오 기자] 정유와 화학업종이 일년 내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원화강세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었던 탓이다. 정유업종은 적자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화학업종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실적이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올초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던 유가는 현대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9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55.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과 제품가격 스프레드가 줄어든 정유화학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특히 정유업계의 상황이 심각하다. 통상 원유를 들여오는데 1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원유를 정제하는 순간부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9월말 대비 배럴당 약 35달러가 하락한 유가로 인해 4000억원 이상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실적도 곤두박칠 쳤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2256억원의 영입이익을 거뒀지만 다음분기인 2분기 영업적자 503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3분기에는 석유개발 사업의 선전으로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해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본업인 정유사업에서는 2261억원의 영업적자로 부진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열린 비상경영회의를 통해 임원 연봉의 10~15%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GS칼텍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GS칼텍스는 지난 2분기 710억원, 3분기 144억원의 적자를 냈다. 3분기 재고 손실 평가액은 1000억원대에 달한다. S-Oil 역시 3분기에 영업적자 1867억원을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2분기 영업이익 394억원, 3분기 391억원으로 이익 확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신용평가업체는 정유사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사는 지난 18일 SK이노베션과 GS칼텍스, S-Oil의 등급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오일뱅크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단계 내려왔다.

송민준 한신평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이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작용한다"며 유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정유사의 영업실적도 종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업환경 개선을 정유사들은 석유화학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독일계 카본블랙업체와 협력을 통해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했다. 카본블랙은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쓰인다.

구자인 현대오일뱅크 신사업팀장은 "합작사의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라며 "연간 3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크릴산 및 아크릴에스테르 분야에, GS칼텍스는 탄소소재와 바이오부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Oil 엿기 울산 온산공단에 2016년까지 PO(프로필렌옥사이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석화, 그나마 낫다지만 마진율 줄어 '고민'

국제유가 급락은 석유화학 업종에도 고민거리다. 유가하락으로 원료의 수입가격이 내려가 비용부담은 줄었지만 최종제품 가격도 인하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예상한 구매업자들이 석유화학제품 구입 시기를 늦추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투자 보류로 이어졌다. LG화학은 491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투자를 보류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 및 태양광 시장의 급격한 시황변동 등으로 인한 사업환경 악화로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변동, 사업환경 변화 및 회사의 경영여건 등을 고려해 폴리실리콘 투자를 보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7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266억원에 비해 약 24% 감소했다.

LG화학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적으로 저성장 늪에 빠져있다. 한화와 삼성 화학 계열사의 합병 전 업계 2위었던 롯데케미칼도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약 18% 줄어든 2948억9296만원에 그쳤다. SK케미칼도 1408억원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 부담은 줄었지만 제품 가격도 하락했다"며 "4분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가 하락세가 점차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4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 될 전망이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원료투입 시차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도 "유가가 충분히 낮아진 상황에서는 비교적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화케미칼이 지난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인수건으로 매출이 18조원대로 늘어나 단숨에 LG화학을 누르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한화케미칼이 취급한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한화 관계자는 "기존 에틸렌 일변도의 제품군에서 탈피, 폴리프로필렌·파라자일렌·스티렌모노머 뿐만 아니라 경유·항공유 등 에너지 제품 등으로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삼성의 화학사업을 통합한 후 석유화학사업을 세계 5위권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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