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대한항공이 유가 급락의 호재를 '땅콩 리턴' 악재 때문에 제대로 못 누리고 있다.
12월 첫째주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유가 급락에 따른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지난 11월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줄이는 합의에 실패하자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유류비 절감 효과 전망에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OPEC 감산 합의 실패 후 언론의 '땅콩 리턴' 보도 전까지인 11월27일~12월5일 사이 주가가 10.84% 올랐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17.92% 상승했다.
그러나 '땅콩 리턴' 사태가 언론에 보도된 지난 8일부터 대한항공 주가 상승세는 꺽였다. 지난 8일에서 18일 사이 대한항공은 3.03%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나 항공은 15.29%나 올랐다. 땅콩리턴 사건 보도 이후 대한항공의 유가 급락에 따른 주가 상승폭이 아시아나항공보다 크게 차이가 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영진 리스크 등 여러 우려점들이 대한항공의 주가 상승폭을 줄였다고 분석한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토교통부의 운항정지 처분 가능성, 대한항공 이미지 훼손, 그룹 리더 리스크, 대한항공 불매운동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A증권사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유가하락이라는 호재에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으로 국토부 운항정지 처분 가능성과, 이미지 하락, 불매운동 등이 생기면서 상승폭이 꺽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대부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함께 다루기 때문에 이러한 대한항공의 우려점들과 주가관계를 지적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B증권사 연구원도 "특히 대한항공의 운항정지 가능성은 이미지에도 타격이 크므로 주가 상승폭이 제한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땅콩 리턴'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5일 뉴욕발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1등석에서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를 문제삼아 고성과 함께 승무원과 사무장을 무릎 꿇리고, 이륙에 나섰던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조치한 점 등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땅콩 리턴' 사건 후 대한항공이 진상조사 과정에서 박창진 사무장에게 거짓으로 진술하도록 회유했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박 사무장이 진상조사 과정에서 위증했다며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시 기장이 승무원 지휘와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도 포함했다.
지난 12일에는 뉴욕 퀸즈 한인회와 뉴욕한인학부모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불매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를 계속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비용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0~70달러를 예측한다"며 "항공사들은 연료비 하락으로 대한항공은 연간 35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700억원의 절감 효과가 각각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