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을 만들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다 1
6ㆍ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희망조차 없었던 나라였다. 그러나 그 후 꼭 반세기 만에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당당한 국가로 발전했다. 그 기간 동안 지금의 중년세대들은 잿더미 속에서 맨주먹으로 ‘헝그리정신(hungry spirit)’과 ‘하면 된다(can do spirit)’는 일념아래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 결과 우리는 중진 경제권을 넘어 선진 경제권으로 발돋움하였다. 흔히 이를 ‘압축성장’으로 표현한다. 이는 세계경제사에 유례없이 짧은 기간 내에 이룩한 성과이기에 그러하다. 이의 원동력이 다름 아닌 바로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며 죽을힘을 다하는 ‘다이내미즘(dynamism)’, 곧 역동성인 것이다.
1953년 민족상잔의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전쟁으로 전 국토는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모든 것이 황폐화되고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꿀꿀이 죽이란 것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최빈국에 속했다. 방글라데시나 아프리카 국가들은 물론이고 북한보다도 가난했다. 국가경제활동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자는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5․16이 일어났고 군부세력이 집권하였다. 다행히 이들은 지긋지긋한 가난과 기아를 떨쳐내고 우리나라를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열정을 즉각 실천에 옮겼다.
우리나라 경제사에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기간을 ‘개발연대’로 부르고 있다. 이 시기에 한국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거의 10% 수준에 달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1950년대의 절망적인 가난을 이기고 우리는 세계 중상위권 경제의 국가로 비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선진국들의 사랑방이라고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이 되어있다.
이와 같이 우리 경제가 짧은 기간 안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실 5개년계획이란 사회주의식 경제체제하에서나 있을 법한, 자유주의 경제하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대여건과 리더십 그리고 국민들의 열정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들어맞아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는 ‘한강의 기적’을 낳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 한창 도약단계에 있는 후발개도국들 모두가 배우고자 하는 하나의 성공모델이자 지침서로 되어 있다.
이 5개년계획은 1962년 제1차 계획을 시작으로 7차까지 지속되었다. 초기의 5개년계획이 담고 있는 경제발전 전략의 핵심내용은 대체로 자본동원 극대화를 통한 성장제일주의, 수입대체 공업화와 수출드라이브, 그리고 불균형성장 전략들이다. 이는 당시 우리의 경제사회구조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즉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생산된 제품의 판로개척과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그리고 가용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취한 전략들이었다.
성장제일주의는 경제규모의 급속한 확대와 국민소득의 증대를 가져왔다. 또 우리 경제구조를 농업기반 구조에서 공업기반 구조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고속도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70년 7월,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가 준공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이자 산업화의 물꼬를 트게 한 대역사였다. 이로 인해 전국토의 1일 생활권화가 가능해지고, 물류수송체계와 유통구조의 대혁신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수출도 한층 더 원활해지게 되었다.
수출산업화 전략은 단계적 접근방식이 주효했고 또 당시의 대외경제 여건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우선 1단계로 1970년대 초반까지는 주요 수출 품목을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가발, 신발, 섬유, 목재 등 경공업 제품에 역점을 두었다. 그때만 해도 아무런 기술도 자본도 없었다. 오직 값싼 노임만이 우리가 지닌 유일한 경쟁력이었다. 그 당시 당장의 밥벌이가 급했던 나이어린 직공들은 진학도 포기한 채 공장에서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들에게는 ‘공돌이’, ‘공순이’라는 모욕적인 이름 아닌 이름이 붙여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언젠가는 잘살게 되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다 2에 계속)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