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아내대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모진 애를 쓰면서도 어쩔 수 없는 힘에 밀려 그 먼 곳을 향한 질주 속으로 끝없이 함몰되어갔다.
끝없는 악순환이었다.
시를 거두어야 옳았을 것이다. 아니, 내가 시라고 믿고 있는 환상의 껍질을 깨버려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진실된 마음으로, 아내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야 했을 것이다. 내 가슴속에 진하게 흐르던 그 신선한 강물에 내 피곤한 정서를 더더욱 의지하면서. 아내와 진솔하게 마주 보고, 흉금을 터놓고 깊은 대화들을 해나가며, 이 위기 속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소중한 일들이 무엇인지 오밀조밀 따져가며, 힘을 합쳐 돌파구를 향해 몸부림쳐야 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최대한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이미 너무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기에 각자의 몸부림은 한계가 있었다. 서로 힘을 합해 한 사람을 끌어올리고, 끌어올려진 사람이 뒷사람을 끌어올리든 그 비슷한 방법을 강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칫 방심한 사이, 어쩌면 아내의 남자가 떠나고 난 후 긴장이 급속도로 풀리며 진한 허무의 자장 속에 미친듯이 허우적거리던 사이에, 시 자체가 내 몸을 이용해 자기의 신체를, 자기의 괴물을 키우고 있었다. 나는, 시라는 괴상한 꽃나무의 숙주가 되고 있었다. 시의 꽃나무는 나의 흙에 뿌리를 박고 허공으로 죽죽 가지를 뻗어나갔다. 알록달록한 괴상한 꽃들을 피워대며, 바람을 맞아 그로테스크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그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예술의 탄생을 바라보며 황홀해 했다. 돌이키기 어려운 몽환의 함정, 환상과 광기의 늪에 다시 빠져버린 것이다.
광기
광인은
광기가 있어 안정하다
장미꽃을 씹어먹으며
팽이버섯 위에
똥을 누며
손톱 끝까지 파고드는 실핏줄처럼
분질러지지 않는 영혼
악다구니로 흔들어대며
시뻘건 혀 낼름거리는
꽃들의 지랄 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