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감성의 과잉 속력을 붙여, 이 장구한 사랑의 질주를 해온 것일까. 상대가 원하는 바로 그것에 촛점을 맞추지 않은 사랑, 초점을 맞추려 최선을 다하지만 상대가 볼 때는 빗나가기만 하는 사랑의 과잉. 그것은 사랑이 아닌 또다른 허구이며 폭력일 수 있다고 예감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한 사람에게 준 상처를 푼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가? 그 상처를 풀기 위해, 밤낮없이 혼절할 정도의 정성을 다하고, 가진 것 모두를 바쳐도 안 되는 것. 마침내 상처의 원인 제공자로서 자신이 쓰러져 그 밥이 되어야만, 그때서야 비로소 상대는 상처의 씻김굿을 시작하는 것이 인간사의 보편성인가. 나의 심신은 극도로 지쳐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심신 속에서도, 나도 어쩔 수 없는 그윽함의 강물은 계속 흘러갔다. 약해지는 면도 있긴 하지만 그 집요한 강물은 내 피로한 심신을 싣고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가족
1.
아내와 두 딸,
가족 중에
내가 제일 먼저 죽을 확률이
가장 크다
이 행복한 확률이
빗나가지 않도록
나는 뼈 빠지게 일하고 인내한다
불 꺼진 방
세 모녀가 누워 자는 모습 내려다보는
방금 들어선 내 몰골,
공기 빠진 바람 같았다
2.
갈비뼈만 남도록
살이 다 빠져나간 기분이다
몽창 도려내진 아픔
아쌀하게 시원하다
술을 마셔도
몸 전체로 새어나온다
온몸으로 방뇨하고
온몸으로 울고 웃으며
활개치며
식구를 껴안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