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0%수준을 넘어서는 규모의 기업 현금보유를 정부가 어떻게 내수살리기로 풀어낼지에 자본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3대 패키지가 어떻게 실행되고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애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대 그룹의 주요 10개 회사의 현금보유 규모는 총 176.9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GDP잠정치(1428.3조원)의 12.4%에 해당한다.
주요 10개 회사는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POSCO, 롯데쇼핑, 현대중공업, 한화, 대한항공, GS칼텍스로 각각 54.5조, 43.4조, 3.0조, 2.7조, 7.5조, 9.6조, 7.1조, 46.7조, 1.5조, 0.9조원의 현금보유를 나타냈다. 각 기업 재무상태표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것을 현금보유 규모로 봤다.
대기업 전체의 현금보유 규모는 10개회사 보유분을 넘어서는 규모이고 이것이 정부 2기 경제정책과 맞물려 앞으로 어떻게 내수활성화에 힘을 싣게 될지 자본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전날 정부는 사내유보금을 배당금지급이나 설비투자 나아가 임금인상 등으로 사용해 내수활성화의 물꼬를 트려는 경제정책을 내놨다.
기업이 이익금의 일정비율을 임금인상이나 투자, 배당에 사용하지 않으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기업소득 환류세(가칭)이 정책의 골자다.
물론 근로자 임금인상이나 배당확대를 위한 유인책으로 임금인상액의 일정액을 세액공제하고 배당지급에 대한 세제혜택도 동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체의 방향성만으로도 주식시장은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창목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소득 환유세제 도입으로 투자와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정부정책은 그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성에서 국내 설비투자와 주가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의 김두언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사내유보금과세를 들고 나옴에 따라 우선 기업은 배당을 늘리는 쪽으로 노선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임금인상은 하방경직성을 보여 부담이되고 투자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익금에서 배당하는 몫이 높아지면 국내증시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져 주가가 올라가고 이는 주식투자자와 펀드투자자 등의 소득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기업의 사내유보에 대한 정책은 향후 발생하는 기업의 이익금에 대한 것이고 또 이익금의 일정비율을 어느수준으로 할 것인가와 기업의 배당이나 투자 등이 얼마나 가계소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등 여러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배당만 봐도 배당금지급이 내수로 이어지는 고리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 예컨대 10대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34.5%로 지난해 현금보유 전체(176.9조원)를 배당할 경우 전체의 60.9%(107.8조원)만 내국인 손에 현금이 주어진다. 4할(69.1조원)의 누수가 있는 셈이다.
기업소득 환류세도 입법사안으로 국회에서의 논란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지만 또 이에 항상 대비해야 하는 기업에게 경영환경을 보다 부담스럽게 한다는 재계의 입장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문창용 조세정책관은 전날 "기업소득 환류세는 세수증대가 목표가 아니고 기업이 벌어들인 것을 선순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침은 8월초 세제개편안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GDP의 10%가 넘는 규모의 기업들의 현금보유가 임금인상이나 투자, 배당 등으로 유도해 내수살리기를 하겠다는 정부정책과 어떻게 맞물려 풀려나올지 8월 이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