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인 박 씨는 요즘 아들 걱정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대학을 졸업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취업을 못했기 때문이다. 입사시험을 벌써 100번 넘게 봤지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러는 동안 나이도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어 버렸다. 사업을 통해 상당한 부(富)를 쌓은 박씨지만 그렇다고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아들에게 재산을 바로 물려주기는 망설여진다. 게다가 최고 50%에 달하는 증여세 부담도 만만치 않다. 고민 끝에 박씨는 전문가들을 찾아 컨설팅을 의뢰했다.

아들이 창업할 업종은 본인 의사를 존중해 커피프랜차이즈로 결정했다. 인테리어 등 부대비용으로 약 5억원이 들었다. 아들의 경우 아직 사업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용은 좀 들더라도 프랜차이즈를 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창업하는 데 들어간 자금은 전액 박씨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증여해 조달했다.
증여세를 계산해 봤다. 5억원을 현금으로 증여하는 데 보통의 경우라면 약 7200만원을 증여세로 부담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하는 경우 5000만원(미성년자의 경우 2000만원)까지는 증여공제에 의해 증여세 부담이 없지만 그 금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과세표준이 1억원 이하인 경우 10%의 세금을,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인 경우 20%를,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인 경우 30%를 부담하게 된다. 또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인 경우 40%를 부담하게 되며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무려 50%라는 증여세의 부담이 있다.
하지만 창업자금 증여 제도를 활용하니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됐다. 창업자금특례에 따르면 창업자금 5억까지는 증여세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창업자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현행법상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를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18세 이상이거나 결혼한 자녀가 60세 이상인 부모로부터 창업을 목적으로 토지·건물 이외의 현금 등의 창업자금(30억원 한도)을 증여받아야 한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실제 창업을 해야 하며, 3년이 되는 날까지 창업자금을 모두 해당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또 조특법에 규정된 사업을 창업해야 하며 창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창업자금 사용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단,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던 사업장을 매수하거나 기존 사업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 또는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업종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창업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사전 상속을 통한 창업자금이 생산적인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호텔·여관업,유흥주점업,도박장 운영업과 같은 소비성 서비스업과 부동산 임대업 및 공급업,기계장비 및 소비용품 임대업 등은 창업으로 보지 않는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출 경우 증여금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30억원까지 10%의 낮은 세율로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창업자금은 상속이 개시될 때(피상속인이 사망했을 때) 증여받은 날로부터 상속개시일까지의 기간과 관계없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고 과거에 납부했던 증여세액은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한다. 일반적인 증여가 사망일로부터 10년 이내의 증여만 합산하여 상속세를 재계산하는 것과 비교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황재규 세무사
(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세무사 2003~, 저서: 세금다이어트, 토지보상절세비법 외)
[뉴스핌 Newsp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