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씨네톡] '좋은 친구들'이 묻는다, 당신은 어떤 친구입니까

기사입력 : 2014년07월10일 09:03

최종수정 : 2014년07월10일 09:03

 

[뉴스핌=장주연 기자] 소방관 현태(지성), 보험왕 인철(주지훈), 주류 배달원 민수(이광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친구’다. 소주 한잔 걸치며 욕을 하다가도 경조사에 가장 먼저 와 함께 울고 웃어주는 나의 또 다른 가족, 하지만 영원할 거 같은 이들의 사이에 위기가 닥쳐온다.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 화재 사건으로 현태의 부모님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 것. 하지만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경찰의 수상한 행동이 계속되자 현태는 결국 스스로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혼자 힘으로는 부족했던 그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줄 인철과 민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풀수록 의심스러워지는 건 믿었던 친구, 인철과 민수뿐이다.

간단한 줄거리만 살펴보면 ‘좋은 친구들’은 사실 뻔한 남자 영화, 전형적인 누아르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예고편만 접했을 때는 지성, 주지훈, 이광수 세 사람을 향한 팬심(팬·fan과 마음·心이 합쳐진 신조어)만이 영화를 껴안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좋은 친구들’은 이러한 생각을 완전히 뒤엎었다.

물론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큰 반전 없이 예측 가능한 선 안에서 흘러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누아르 영화나 단순 범죄 드라마로 치부하기엔 섭섭하다. ‘좋은 친구들’에는 비슷한 장르 영화에서 줄곧 등장하는 (하지만 다소 진부한) 유혈이 낭자한 액션이나 이유 불문 외쳐대는 의리가 없다. 극적인 전개를 위한 작위적인 설정이나 대사를 막무가내로 삽입하지 않은 것은 물론, 관객의 시선 끌기가 유일한 역할인 선정적 장면에 시간을 할애하지도 않았다. 대신 영화에는 선악 구도에 갇혀있지 않은, 그러면서도 낯익은 모습을 한 인물들과 그들의 평범한 삶이 담겨있다.

그 덕(?)에 관객은 영화 안에서 어렵지 않게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개를 돌리면 있을 법한 캐릭터들과 큰 사건 뒤에 숨겨진 별별 잡일, 그리고 이것들이 부추기는 인생의 잡음들은 관객의 감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다양한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캐릭터 각각의 전사(前史)는 부족하다는 영화의 단점마저 또 다른 매력으로 승화시킨다. 때문에 설명방식이 다소 느슨할지라도 영화는 충분히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배우들의 열연은 단연 영화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자 장점이다. 특히 인철로 분한 주지훈의 연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싶다. 그는 마치 실재 인물에 빙의된 듯한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 주지훈이 그냥 인철이라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이런 배우를 몰라봤다는 사실에 괜스레 머쓱해질 정도로 주지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면모를 제대로 발휘한다.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서 ‘좋은 친구들’ 속 인철은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을만한 연기이자 그 스스로 필모그래피에 자신 있게 새겨도 될 만한 캐릭터다.

지성과 이광수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다. 먼저 지성은 현태의 급격한 감정 변화를 무게감 있게 보여주며 극을 이끌고 나간다. 특히 영화 말미 비릿한 웃음 끝에 물리는 그의 쓸쓸한 표정은 꽤 오랫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반면 이광수는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다소 가벼운(?) 이미지를 모두 거둬내고 민수로 다시 태어났다. 이처럼 배우들 각각의 열연과 나이 차이가 무색한 이들의 환상의 케미스트리(케미스트리와 신을 합한 말로서 상대배우와 잘 어울린다는 뜻의 신조어)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실 영화의 결말은 의심의 여지 없는, 확실한 비극이다. 그렇기에 영화관을 나설 때 어쩐지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고 아파져 온다. 하지만 그만큼 뭉클함과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관객은 영화를 통해 우리네 친구를 보고, 기억하고, 그 속에서 진실성을 읽게 된다. 그렇게 기계적이고 메말라져 버린 우리의 마음엔 깊이가 패고 그 옛날 느꼈던 따뜻한 정서가 스민다. 여느 누아르 영화처럼 충격적이고 날카롭지 않지만, 그 잔상은 분명 오래 남는다. 9일 전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