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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진짜 감성 느와르 '하이힐'

기사입력 : 2014년06월03일 10:34

최종수정 : 2014년06월03일 17:34

 

[뉴스핌=장주연 기자] 강력계 형사 지욱(차승원)은 모두가 존경하는 완벽한 ‘남자’다. 경찰은 물론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깊이 자리해있다. 그래도 평범하게 사는 길을 택했던 그는 일부러 더욱 거친 남자로 살아왔다. 해병대를 나와서 강력계 형사로 살아온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제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

알려진 대로 영화는 ‘성 소수자’를 다룬 퀴어 영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망설여지는 작품이 아니다. 웃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건지 혼선을 주는 장진 감독표 코미디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덕이다. 장 감독 특유의 재치와 위트는 시종일관 크고 작은 웃음을 만들면서 코미디와 정극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웃음과 긴장을 자연스럽게 펌프질하는 덕에 ‘성 소수자’라는 묵직한 소재는 거부감 없이 극에 녹아든다. 꽤 심오하고 또 대다수 관객에게는 불편한 이야기지만 장 감독의 유머가 버무러지니 한결 편하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볍지는 않다. 초반에 코미디에 치중했던 영화는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무게감을 형성한다. 단순히 성 소수자를 변론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영화는 그들을 향한 위로나 연민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과 다르다는 게 혹은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서 숨기고 살아가는 것(물론 지욱처럼 그것이 성 정체성인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이 하나둘 있다. 때문에 관객은 지욱에게서 억지로 세상의 시선을 피하기만 했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장 감독은 관객 스스로 숨겨왔던 자신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자연스레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이 부분에서 ‘하이힐’은 각자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이자 한 남자의 성장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에서 가장 추켜세울 만한 건 장 감독이 연출한 액션이다. ‘첫 도전’이라는 전제조건을 버린다고 해도 손색없다. 강렬하면서도 감각적이고 또 어딘가 무게감 있는 액션은 장 감독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기대하지 않았던 액션 시퀀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건 관객의 입장에서 분명 또 다른 재미다.

물론 연출의 노련함 만으로 완성도 있는 영화가 나온 건 아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거북할 수 있는 캐릭터가 사실적인 옷을 입고 다가오는 데는 차승원의 활약이 컸다. 차승원은 지욱이라는 단 한 명의 인물을 통해 배우로서 진가를 발휘한다. ‘로맨스, 코미디, 액션, 감성 연기까지 다 되는 배우’라는 걸 확인이라도 시켜주겠다는 듯 매 순간 장면에 어울리는 농익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오정세, 박성웅의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김민교, 정명옥의 연기는 재미를 더한다.

사실 개봉 전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이 “차승원이 여장했대”라며 킥킥거리고 웃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이야기는 달라졌다. 러닝타임(125분) 중간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차승원의 여장 장면에서 박장대소를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는 관객이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를 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영화가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꽤 괜찮은 상업 영화임을 반증한다. 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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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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