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금융감독당국과 정면 충돌할 태세다.

피감대상이 '심판'을 자청한 것으로 금융당국에서는 사실상 불쾌하다는 반응인 가운데 국민은행 안팎에서도 진상조사위 설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2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현재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열린 1차 긴급 이사회 때 감사위 소속 사외이사를 필두로 사외이사들은 이번 사태의 의혹 등을 가리기 위해 진상조사위 구성을 제안했다.
사실상 정병기 상임감사가 내부 감사를 벌인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당연히 이 행장과 정 상임감사는 사외이사들의 이같은 제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감사위 소속 오갑수 사외이사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고, 송명섭·강희복 사외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상조사위 설치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오는 30일 이사회에도 사외이사들이 진상조사위 설치 안건을 강행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KB금융 안팎에서는 사태가 더 꼬여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의 집안싸움 전선이 금융감독당국과의 대결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개인적으로 진상조사위 설치는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상황에서 이걸 고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진상조사위 설치는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라는 우려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KB금융지주 한 사외이사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외부의 결과를 보고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금감원은 제3자인데,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이사회에서 그걸(진상조사위 설치)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진상조사를 해서 누구한테 결과를 주려는 것이냐"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쾌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진상조사위는 은행에서 하든 말든 우리는 (특검으로) 간다"면서도 "(진상조사위 설치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고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진상위를 꾸리고 마는 것은 은행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우리가 하지 마라 할 이유도 없다"면서 "감독원 조사 중인 상태에서 진상조사위를 꾸려 자체 조사한다고 하면서 감독원 검사가 지체되거나 방해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