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자 국내주식형펀드 환매 물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코스피 2000선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환매가 발생해 지수 상승을 가로막았지만 상당 부분 매물이 소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라 지수가 추가 상승할 경우 일정 구간에서 환매 물량이 다시 나오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는 1546억원이 유출돼 18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44거래일 동안 자금이 빠져나간 지난해 8월 28일~11월 4일 이후 최장 기간이다.
지난달 말 코스피 지수가 1990선 후반까지 오른 후 2000선을 터치하자 주식형펀드에서 환매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달 2일부터 사흘 동안에는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기도 했다. 투신권도 지난 3월 말부터 하루를 제외하곤 연일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몇년간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 기준점은 2000포인트로 인식되어 왔다. 코스피가 계속 박스권에 갇혀 있자 범위 하단에서 펀드를 매수하고 2000 부근인 박스권 상단에서 파는 매매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2009년과 2010년 펀드 시장에서 광풍이 불고 난 뒤 국내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주가가 상승할 경우 펀드 환매가 증가하고, 하락할 경우 자금이 유입되는 단기 투자패턴이 고착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2011년에는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코스피 2000포인트 위에서도 신규 투자자금이 들어왔다"며 "2012년부터는 국내주식형펀드 환매 기준점이 2000포인트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2000선 부근에서의 펀드 환매 물량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09년 이후 계속된 환매로 인해 대기 매물이 어느정도 소화됐다는 게 그 이유다.
배 연구위원은 "2007년 6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로 31조7000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2009년 4월 이후 37조6000억원이 빠져 나갔다"며 "당시 유입된 금액에 더해 기존에 유입된 자금까지 빠져나가 이미 상당 자금이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환매 부담을 받던 시장 분위기도 다소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기호삼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2000선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지만 환매 매물에도 지수가 밀리지 않는 것은 좋은 흐름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간 지수 2000선에서 환매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만큼 앞으로는 박스권 바닥을 높게 잡고 진입한 투자자의 경우 2050선 근처에서 다시 펀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2011년~2013년 투자자들은 1800~1900포인트에서 투자 비중이 높다"며 "이들의 경우 코스피 2000포인트 보다 2050포인트에 가까워질수록 환매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이 장기 박스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제한되는 시점에서는 또 다시 환매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CIO(전무)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이 중기적으로 박스권에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정한 기간을 두고 또 다시 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