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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역린' 현빈의 귀환,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사입력 : 2014년04월24일 14:00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5:00

 

[뉴스핌=장주연 기자] “두렵고 불안하여 차라리 살고 싶지 않았다.” -1775년 2월 5일, 세손 이산 ‘존현각 일기’ 中

배우 현빈의 첫 사극이자 제대 후 복귀작, 게다가 드라마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킹 투하츠’(2012) 등의 작품을 연이어 성공하며 연출의 귀재로 정평 난 이재규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역린’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1777년 7월 28일, 자객이 정조의 침전인 존현각까지 침투했던 정유역변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 막히는 24시간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첫선을 보인 ‘역린’에서 가장 돋보인 건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다뤘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정조 캐릭터를 그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정의로운 군주에 가두지 않았다. 대신 감정선을 따라가는 쪽을 택했다. 끊임없는 위협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정조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사적 사건을 읽어 내려갔다는 점은 확실히 흥미롭다.

그렇다고 이 감독이 정조의 복잡한 내면만 계속 파고든 건 아니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여의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정조의 심리에만 몰입하지 않고 균형을 잡은 덕에 답답한 느낌이 없다. 사극 특유의 대사 톤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인 지점이다.

영화를 보기 전 들었던 가장 큰 의문, ‘현빈이 복귀작으로 원톱 작품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지난 2일 열렸던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역할도 모두 탐날 만큼 매력적이었다”던 현빈의 말처럼 영화 속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매력 있었다.

하지만 이는 되레 단점으로도 작용했다. 너무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펼쳐지다 보니 어디에도 방점이 찍히지 않았다. 캐릭터의 힘이 부족한 셈이다. 더군다나 인물 하나하나에 너무 공을 들인 탓에 극 초반에는 다소 지루한 감마저 준다. 강렬한 볼거리가 가득함에도 전개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차라리 영화보다 이야기를 풀어갈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드라마였다면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 살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복잡한 전개로 다소 덜컹거렸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가면서 다시 힘을 얻는다. 상황이 긴박해지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달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오랜만에 돌아온 현빈의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만하다. 그의 섬세한 내면 연기는 정조의 고민과 삶을 담아내며 정조의 지난 세월을 짐작하게 한다. 백 마디 말보다 많은 것을 전달한 눈물 연기 역시 나무할 데 없다. 현빈이 사극 배우로도 손색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다른 배우들의 호연도 빛을 발한다. 왕의 서고를 관리하는 상책 역의 정재영과 정조를 암살해야 하는 조선 제일의 살수 역의 조정석의 연기는 물론, 살수를 길러내는 비밀 살막의 주인 광백 역의 조재현, 아들 정조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혜경궁 홍씨 역의 김성령, 궁 최고의 야심가 정순왕후 역의 한지민, 역모를 밝히기 위해 힘쓰는 금위영 대장 홍국영 역의 박성웅, 비밀을 품고 궁에 들어온 세답방 나인 월혜 역의 정은채까지. 누구 하나 엇박자 내는 이 없이 극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극 말미 “작은 일도 무시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한다”로 시작하는 현빈의 내레이션과 함께 직접 어린 백성을 구하러 가는 정조의 모습은 현 사회와 묘하게 교차된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해석의 여지가 자연스레 다른 쪽으로 열리며 영화는 다양한 생각 거리를 던진다. 4월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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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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