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가계부채대책을 내놓았지만 세간의 평가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예단할 순 없지만 훗날에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속 시원한 해결책이었단 평가를 듣긴 쉽지 않을 듯싶다.
이번 정책의 주요 골자는 전체 대출의 70%를 넘어서는 변동금리 대출을 준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자는 정부의 권고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한편으로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을 뜻한다.
대출금리가 현재의 3% 후반에서 5%, 6%로 야금야금 올라간다면 이는 우리경제의 투자수요가 살아난다는 방증이고, 한국은행이 경기과열을 우려해 현재보다 긴축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의미다.
통상 경기가 살아나면 물가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도 자연스레 반등한다. 그렇다고 가계의 이자 부담이 눈녹듯 사라지지야 않겠지만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고민해 볼 만한 대목이다.
게다가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실질금리는 떨어진다. 명목금리가 상승한다고 해도 가계의 실질적 이자부담의 증가 속도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명목금리의 상승에만 골몰해 다른 면들을 두루 살피지 못한 느낌이다.
주택저당증권(MBS) 정책도 탁상공론의 인상이다. 한은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RP)에 MBS를 포함시켜 그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정부와 한은이 주택금융공사에 출자금을 늘려 MBS 발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MBS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떨어질 것이란 기대다.
한은의 발권력 동원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채권투자의 총수요가 일정한 상황에서 MBS금리의 하락은 대체재 성격을 가진 국채금리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국채금리의 상승은 곧 국가의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를 의미하고 국가 재무건전성의 악화를 초래한다. 가계부채를 놓고 ‘폭탄 돌리기’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힌 것은 RP에 MBS를 포함시키는 것만으로 정부의 기대만큼 MBS 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중간에 낀 한은만 체면을 구겼다.
가계부채가 '1000조'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은 무언가를 내놔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국민들이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가계부채의 근저에 자리잡은 소득불균형의 문제를 전혀 손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위 스스로도 가계부채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기업 대비 가계의 소득분배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쉽지 않은 문제겠지만 금융위가 엉뚱하게 변죽만 울리니 지켜보는 사람도 답답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