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에 진출한 주요 자동차 업계가 남부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을 주목하고 있다.
주말 이 공장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UAW) 가입 여부를 두고 근로자들의 투표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미국 남부에 위치한 외국 자동차 업체를 교두보로 삼아 세를 다시 확장하려는 UAW의 도전이 시험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UAW는 폭스바겐 노조의 결정에 따라 도출되는 로드맵을 통해 메르세데세스 벤츠와 닛산 등 남부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투표 결과에 따라 미국 자동차 업계가 술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 노동자 1750명은 지난 12일부터 UAW 가입 여부를 두고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14일 종료되는 투표 결과, UAW 가입이 승인되면 폭스바겐은 지난 1998년 미쓰비시가 크라이슬러와 합작해 건설한 일리노이주 노말 공장 이후 처음으로 UAW를 받아들이는 외국 업체가 될 전망이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UAW에 가입되어 있지만 외국 업체들은 '근로권리법'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남부에서 UAW 가입을 피하는 분위기다. UAW 가입은 곧 잦은 파업과 정리해고의 어려움 등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UAW에 대해 기존 업체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폭스바겐 측은 공장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은 지난 1976년 외국 자동차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공장을 세운 바 있다. 당시 UAW는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폭스바겐 노조를 대표했지만, 지난 1988년 제품 판매 부진과 품질 문제로 남서부 펜실바니아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UAW와의 관계도 끊어졌다.
현재 폭스바겐이 채터누가 공장의 노조 가입을 오히려 권유하는 이유는 유럽식 노조 결성이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상 경영 시기에 탄력적인 구조조정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노사협의체'를 통한 현안 조정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중국과 미국을 제외하고 전 사업장에 노사협의체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의 글로벌 노사협의체를 이끌고 있는 버나드 오스터로는 "근로자들이 특정 사안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문화는 회사에 있어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식 노사협의체는 이미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업체들의 공장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사협의체는 사무직과 근로 노동자를 포함해 노조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전 공장 근로자의 투표로 선출된다.
이들은 공장의 조업 스케줄 관리에서부터 근무 인력 배치와 같은 사안에 관여하며 회사의 특정 재무상태와 같은 정보에 대해서도 열람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노사협의체의 권한은 노조와 회사 측의 합의에서 나오기 때문에 보통 UAW 파업 요구도 견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노사협의체는 UAW와는 독립된 기구라는 점에서 UAW의 일정 부분 통제력을 포기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UAW 측은 표결이 통과되면 폭스바겐의 노사협의회를 구성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UAW로서도 노사협의회는 아직 생소하지만 앞으로 협의를 통해 권한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UAW는 지난 1979년 150만 명까지 조합원이 불어나며 절정기를 맞았지만, 이후 침체기를 경험하면서 조합원이 대거 이탈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UAW 조합 가입원은 38만 2513명으로 금융위기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 이후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전성기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UAW는 채터누가를 발판으로 남부 지역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폭스바겐과의 협상 로드맵을 메르세데스 벤츠의 앨라배마 공장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의 투표 결과에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남부 지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UAW의 압박 강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