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버그 “실업률 떨어져도 경제성장률 부진…우려할 상황”
[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대해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해 산출되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와 실업률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미국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됐을 수도, 악화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노동부는 지난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11만3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의 7만5000개보다는 증가했으나 전문가 예상치인 18만5000개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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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추이 [출처: 미국 노동통계청] |
이 같은 실업률 하락은 노동참여율이 증가하면서 나타났기 때문에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고용지표에서 노동참여율은 62.8%에서 63%로 0.2%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에서는 각 지표를 산출할 때 사용된 조사 방법을 토대로 분석해도 상반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를 산출하기 위해 쓰인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취업자 수는 월간 58만명 증가해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실업률 집계용으로 쓰인 가구 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에 증가한 신규 고용은 15만4000개에 그쳐 지난 2012년 중순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테드 와이즈만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와 실업률 사이에 이 같은 괴리현상이 나타나면서 미국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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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실업률 추이 [출처: 미국 노동통계청] |
시겔 교수는 저서 '장기 투자 바이블(Stocks for the Long Run)'에서 이 같이 밝히며 두 지표를 산출하는 방식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를 구하는 고용 조사는 사업체 조사(establishment survey)라고도 불리며, 약 40만개 기업의 일자리 데이터를 기초로 해서 산출된다. 이 지표는 트레이더를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예측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반면 실업률은 6만 가구를 표본집단으로 하는 가구 조사(household survey)를 통해 집계된다. 이조사에서는 가구 구성원 중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 행위를 한 사람이 있는지를 질문해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 경우 실업 상태로 분류한다.
이 과정을 통해 산출된 실업자 수를 전체 노동 인구로 나누면 실업률이 집계된다. 이 때 노동 인구는 실업자와 취업자를 합산한 숫자를 의미한다.
시겔 교수는 “고용 조사와 가구 조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 전자는 일자리 수를, 후자는 사람 수를 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직업을 두 개 가졌을 경우 고용 조사에서는 ‘두 번’으로 세지만 가구 조사에서는 ‘한 명’으로 센다.
또한 자영업자를 세는 방법에서도 비농업부문 고용 조사와 실업률은 차이를 보인다. 자영업자는비농업부문 고용 조사에서 일자리에 포함되지 않으나, 실업률을 측정하는 가구 조사에서는 사람 수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편 캐나다 자산운용사 글루스킨 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실업률이 지금과 같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60년간 3번 있었다고 설명한다. 1950년대 초 미국 경제성장률이 6.7%였을 때와 1970년대 후반 성장률이 4.8%였을 때, 그리고 1980년 중반 성장률이 5.2%였을 때다.
반면 현재 미국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치고 있다. 로젠버그는 “노동시장에 부가가치가 높은 인적 자원이 있어도 경제활동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며 “그 결과 성장률이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