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아래로는 당국 개입 경계감, 위로는 네고 물량. 며칠째 이런 ‘껌딱지’ 장이 계속되고 있다.” (A은행 딜러)
“당국 실개입 강도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시장참가자들이 (당국이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양적완화(QE) 축소 논란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외환거래의 일중 변동성이 감소하고 있다.
변동성이 감소한다는 것은 외환딜러들 입장에서는 포지션 플레이를 할 범위(레인지)가 좁아진다는 뜻이다.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판다(Buy Low & Sell High)’가 딜링의 기본 원칙인데, 변동성이 감소하면서 가격차가 줄어들면 그만큼 차익을 벌 여지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변동성이 줄어든 원인으로 당국 개입과 네고 물량이 지목된다. 환율이 하락하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에 나서고, 상승세를 보이면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다 보니 거래 심리가 움츠러들면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장세가 몇 주째 이어지다 보니 딜러들 사이에서는 포지션을 취할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A은행의 딜러는 “(요즘과 같은 장은) 트레이딩 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훼손된 상태다. 위로는 네고 물량, 아래로는 개입 경계로 상하단이 다 막혔으니 이대로는 포지션 플레이를 할 방법이 없다”면서 “연말 북클로징(회계결산)도 다가오고 테이퍼링과 관련해 주요 지표 대기 모드에 들어가다 보니 현재 상하방 흐름이 막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B은행의 딜러는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스펙(Speculation) 거래가 활발해야 하는데 네고 물량과 당국 경계감이 환율의 상하단을 막고 있으니 딜러들은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딜러들 포지션이 아니라) 덩어리가 큰 중공업체 물량이 주로 처리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거래의 침체 원인을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불확실성'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유진투자선물 김대형 연구원은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거래의 일중 변동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양적완화 축소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시장에 퍼진 불확실성이 최근 변동성 축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요 경제지표나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테이퍼링(Tapering) 가능성이 몇 차례나 불거지면서 방향성 거래는 이미 실종된지 오래다. 최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서 발표한 11월 미국 제조업지수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 이후 테이퍼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이런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외환당국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말 환율이 내려갈 것으로 수출업체 쪽에서 전망해 네고물량이 상당했다”며 “올해는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기대감이 있어 업체 쪽에서 물량을 적게 냈다”고 말했다.
이어 “역외 매수가 최근 줄어든 것도 변동성 감소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