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ㆍ강필성 기자]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드디어 합병한다.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철강-부품-완성차)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매출 20조원대의 거대 철강사가 또하나 탄생하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17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주력인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문을 분할ㆍ합병하는 방식이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분할합병비율은 1대 0.3889584이며, 오는 12월3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에 합병되는 현대하이스코는 충남 당진과 순천에 각각 연산 400만t, 200만t의 냉연공장을, 울산에 강관공장(80만t)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는 중국과 미국 등지에 12개의 철강 가공센터가 있다. 직원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574명으로, 이 가운데 800여명이 냉연부문에 근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비롯해 인천ㆍ포항에 2400만t의 조강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종합 철강사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3고로 완공 이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완성 차원에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문을 통합하는 내용의 분할합병을 진행하기로 오늘 오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말했다.
◇예견된 합병..드디어 뭉친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설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제철이 민간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자 양 사 하병은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졌다.
현대제철이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을 이용해 열연강판을 생산하면, 이를 현대하이스코가 가져다 자동차 강판을 만들기 때문에 굳이 별도의 회사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도 자체적으로 열연강판과 자동차 강판을 모두 만든다. 양 사는 현대ㆍ기아차와 함께 자동차연구소를 설립, 자동차 강판을 공동개발해 오고 있기도 하다.
이후에도 합병설은 시시때때로 터져 나왔으며,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투자와 하이스코의 냉연공장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또다시 불거졌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제철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합병설이 급물살을 탔고, 전날 뉴스핌 단독보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철강 생산공정을 나눠 사업을 해왔다”며 “하이스코의 주력인 당진공장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내에 있어 합병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진정한 車강판 전문 철강사 도약
포스코에 이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일관제철소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현대제철은 ‘자동차 전문 철강사’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강판을 직접 만들어 공급하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동차강판 전문 철강사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해 제선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후판과 특수강, 봉형강 등을 포함해 제품 포트폴리오가 훨씬 다양해 진다.
당연히 몸집도 훨씬 커진다. 현재 현대제철의 조강 생산능력은 2400만t, 제품 생산능력은 2100만t이다. 여기에 하이스코 냉연부문이 합쳐지면 제품 생산능력은 2700만t으로 늘어나 포스코에 버금가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합병회사의 매출은 2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매출은 5조465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5.02%에 달한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이 14조146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합병법인의 매출은 약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현대하이스코는 강관 제조와 해외 가공센터만 운영하는 미니 철강사로 남게 됐다.

◇비용절감ㆍ유동성 확보 시너지..현대차그룹 지배구조도 변화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에서 단순한 규모보다 시너지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 사가 합병하면 각각 불필요한 중복 부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자동차강판 등 연구개발 등에서도 더욱 시너지를 가져올 전망이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데다 철강경기까지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기 기준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만들어내는 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합병하면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생산의 상하공정을 일원화함으로써 관리 및 생산, 판매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통합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운전자금 및 지급이자의 절감,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양 사의 합병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의 신순환출자구조 바뀐다. 현대차는 현대하이스코의 최대주주로, 합병뒤 현대제철 지분을 10% 가량 보유하게 된다.
정몽구 회장이 가진 합병회사 주식을 현대모비스 주식과 맞바꿔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도 있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식을 각각 12.5%, 10% 보유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현대제철은 고로를 완공했고 현대하이스코는 당진 제2냉연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별도 회사로 남겨둘 이유가 사라졌다”며 “합병 회사는 쇳물에서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강판까지 생산하는 핵심 부품회사로서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