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 KDB대우증권 동래지점장(051-556-3334, changhyun.lee.b@dwsec.com)
80년대 중후반 대학에 입학해 전공 과목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신조어는 세계화(globalization)였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열린 미국 중심의 무역·자본자유화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한 IT산업에 힘입어 당시 예상했던 속도보다 훨씬 빨리 진행됐다.
중국의 월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분기별 GDP성장율을 많은 분석가들이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의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최근 고객 한분이 전화를 줘서 미국 정부의 셧다운에 대한 사견을 전달하면서 투자결정의 조언을 구하셨다.
차기 한국은행장이 누가 될 것인가 관심보다는 미국의 차기FRB 의장이 버냉키의 연임이냐, 서머스냐, 옐런이냐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현실이다.
비행기로 12시간 날아가야 하는 유럽 PIGS국가들의 재정에 대해 우리나라 재정보다 더 신경을 써야하고, 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부양책에 따른 엔 움직임 분석 기사를 읽고 우리 수출 기업들의 이해득실을 헤아려야 하는 세계화를 절실히 느끼는 주식시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도 저금리/저성장의 패러다임이 금융시장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리스크에 대한 수익률 보상이 따르지 않자 거래량 및 거래대금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안전자산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처럼 보인다.
여러 외부 변수에도 꿋꿋히 잘 견디던 일선 지점의 느긋한 고객들도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는 펀드환매의 시그널로 학습된 듯 하다.
이들은 상기 언급한 많은 변수들을 각자 나름대로 분석하고 그간 경험을 토대로 하여 결론을 내린다.
반면 지난 8월23일 부터 외국인들은 26일째 하루평균 3700억원의 순매수로 9조5780억원의 한국주식을 사고있다. 상반기 뱅가드 이슈로 10조 이상의 주식을 팔았지만 9월말을 기준으로 연중 누적 순매수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비중도 잠시 낮아졌다가 다시 지난해 말 34.8% 수준으로 회복하며 상승중에 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내민다는 말이 있다. 너무 많은 변수들을 생각하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투자판단을 할 경우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2000포인트의 갈림길에서 숱한 변수들을 잠시 접어두고 단순히 외국인의 매수 강도로 시장을 판단하고 그 흐름에 몸을 잠시 맡겨둠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최근 보았던 <관상>영화 중 주인공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를 떠 올려본다.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이다. 사람들은 바람은 보지 못하고 파도만 본다. 각각의 파도들만 생각했지 정작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생각하지 못하였구나!
*외부 필진의 주장은 당사의 논조와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