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기자] 최근 외환시장 딜러들은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 빅이벤트였던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딜러 개개인이 방향성은 가지고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당국 개입, 갑작스런 네고물량 등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외환시장의 A딜러는 "당국이 언제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환율 방향이 너무 혼란스럽다"며 "그러다 보니 거래량이 줄어 장이 얇고, 장이 얇다 보니 업체물량이 제대로 나올 때마다 환율 등락폭이 크다"고 밝혔다.
많은 시장참가자는 추석연휴 기간 열렸던 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가 기존의 850억달러 채권 매입량을 소폭 축소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연준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글로벌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그럼에도 예상만큼 하락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시중은행의 B딜러는 "꾸준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 대기 중인 수출업체 물량으로 분명 하락 우호적인 장이다"라며 "하지만 당국 개입이나 1070원 저점에 따른 경계감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이에 조금씩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예측하는 전망도 많아졌다.
C딜러 역시 "이달 초와 비교해 40원가량 빠졌다"며 "보통 한 번에 끝까지 내려가지 않고 무조건 한번 튀어 오르며, 그래야 더 내려갈 수 있다"며 환율 흐름상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 외국인 자금 유입? 이탈?
8월 인도발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는 2000포인트대로 올라섰다. 이후 외국인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주에는 역외 쪽에서 달러를 매수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월말 마감(북 클로징)기간에 글로벌 헤지 펀드사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매번 '분기 위기설'을 조장하는 국채만기 시즌을 앞둔 채권 쪽 자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헤지 펀드가 국내 현물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바로 본국으로 송환시킨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9월 말 현재 98조4000억원 수준으로 7월 말 103조보다 5조원 가량 줄었다. 9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2조원 가량 채권을 순매도했다.
외국계은행의 D딜러는 "아직 확실히 판단하긴 이르지만 환율 레벨이 낮아져 원화의 환차익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역외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 곳간에 수북이 쌓인 수출업체 물량 vs 당국개입
딜러들은 평소에도 네고물량이 나오는 시점을 항상 예의주시하지만, 최근에는 더욱 촉각이 곤두서 있다. 8월 이후 네고물량 출회 시기는 딜러들의 예측과 달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많은 치프(Chief)딜러는 1110~1127원의 박스권이었던 8월과 추석 전 9월 16~17일에 수출업체가 레깅까지 하며 쌓아놓았던 달러를 팔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 시기 모두 예상을 빗겨갔다.

B딜러 역시 "8월에 월말 네고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추석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추석 기간 월말 네고물량까지 당겨서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9월 FOMC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판단했는지 또 한 번 나오지 않던 모습이었다"고 답했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번번이 환율 예측이 틀리자 쫓기듯이 물량을 냈다. 박스권 돌파 후 급락, 추석 이후 급락 장세가 이를 방증한다.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겠다"고 올해 여러 번 공언했던 당국 입장에서는 환율의 급락이 달가울리 없다. 급락 장세 후 당국은 환율을 대놓고 받치기 시작했다.
A딜러는 "9월 말을 제외하면 최근 환율을 받친 건 당국"이라며 "시장이 워낙 하락 우호적이다 보니 당국 입장에서는 환율의 급락을 막을 수밖에 없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업체 계좌에 수북이 쌓인 달러와 당국의 개입은 딜러들의 포지션 플레이를 제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