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에서 분리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재원을 현재 금융회사들이 내고 있는 감독분담금을 쪼개 충당한다는 방안을 두고 은행권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어머니'가 한명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분담금 부담만 늘 것이라는 우려다. 소비자보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니 금융회사의 감독분담금이 아니라 세금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소원은 현재 금감원 예산 중 70% 정도를 차지하는 금융회사의 감독분담금을 나눠 재원으로 쓸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소원의 예산은 업무가 대부분 금감원의 (소비자보호)업무와 비슷하기 때문에 금감원 분담금 구조와 달리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 금감원 예산은 금감원 검사대상 금융회사의 감독분담금과 기업의 채권 발행에 대한 '발행분담금', 한국은행 출연금, 기타 이자수입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 총예산에서 한국은행 출연금, 발행분담금, 이자수입 등을 차감해 구한다.
지난해 예산기준으로 감독분담금은 1973억원이다. 금감원 총예산(2844억원)의 69.4%로 가장 비중이 높다. 이어 발행분담금(24%), 한은출연금(3.5%), 기타 이자수입 순이다.
금융위는 이 감독분담금을 쪼개 금소원 예산으로 하고 금감원과 금소원의 총재원을 현 금감원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조직 신설에 따른 분담금 증가는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분담금이 결국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지배적 판단이다.
은행 관계자는 "결국 두 개(금감원, 금소원)의 조직을 갖고 가니 당연히 분담금은 늘어나고 사람수도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과 금융기관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산을 나눠 쓴다고 하지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추가로 늘어날 것이란 에상이다.
실제 어떤 조직이든 일단 만들어지면 확장하는 게 기본 속성이다. 1999년 출범 당시 1262명(현원)이던 금감원 인원도 지난해 1708명으로 늘었다. 그에 따라 감독분담금도 548억(41.4%)에서 지난해 1973억원(69.4%)로 불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분담금은 한은 출연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출범 당시는 IMF외환위기 직후 금융기관 수익성이 좋지 않아 한은에서 출연을 많이 했지만, 근래에는 금융기관 실적이 좋아지면서 한은 출연이 줄고 금융기관이 부담이 커진 것"이라며 "감독검사에 대한 서비스의 양과 질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소원 예산을 금융회사의 분담금으로 조달하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보호의 수혜 대상이 말그대로 소비자라는 점에서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소원 재원을 금융회사가 감독분담금으로 내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라며 "금감원만 해도 감독의 수혜를 금융회사가 보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는 소비자가 수혜를 보는데,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금융위는 세금으로 금소원 예산을 충당하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둔다는 입장이지만, 무게는 역시 분담금에 두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런 가능성은 열고 있으며 감독분담금을 주된 것으로 하되 현재 금감원에 정부 출연금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것처럼 금소원 재원조달 구조에 정부 출연이 가능하도록 하려 한다"면서도 "실제로 출연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정부 출연 근거는 일단 만들되 분담금으로 가능하면 해결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금소원 예산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시각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이제껏) 알아서 잘했으면 키코(KIKO)사태, 저축은행 사태, 후순위채권 문제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겠느냐"면서 "금융회사가 감독분담금을 내지만, 사실상 금융회사는 대출 수수료나 예대마진 구조를 짤 때 분담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