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구석구석 골목길을 누벼온 경상용차 라보·다마스가 연말 단종된다. 소상공인들은 이들 차종의 단종을 막기 위해 정부에 청원하고 나섰다. 청원이 수용될 경우 라보·다마스의 단종을 일정 기간 미룰 수 있을 것으로 그들은 기대하고 있다.
라보·다마스는 지난 1991년 출시, 운송 및 세탁업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사업용 자동차로 사용돼 왔다. 당시 대우자동차는 ‘작은 차 큰 기쁨’의 티코를 선보이며 서민용 자동차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티코는 생애 첫차로, 라보·다마스는 저렴한 유지비와 다양한 쓰임새로 자영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보·다마스는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차를 넘어 사업파트너이자, 영업사원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생계형 창업자가 증가할수록 라보·다마스 인기는 더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IMF 직후 조기퇴직 및 기업도산 등으로 인한 실업자 양산으로 생계형 창업이 급증, 1999년 이후 2011년까지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1년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수는 약 283만개로 총사업체 대비 87.6%다. 종사자는 555만명에 달한다.

라보·다마스는 출시 후 22년 동안 생산·판매됐다. 라보와 경쟁 모델인 타우너는 1992년 아시아자동차에서 판매, 2002년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한 기아차가 단종시켰다. 타우너 단종 사유는 배출가스 규제와 안전성 때문이었다.
타우너 단종은 라보·다마스의 단종 사유와 동일하다. 정부 규제 수준은 과거 보다 훨씬 높아졌다.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차종에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OBD-2) 장착을 의무화했다. 라보·다마스가 내년에도 나오려면 진단장치와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 보강 등 안전성이 강화돼야 한다.
한국지엠은 라보·다마스를 더 판매하고 싶어도 규제와 함께 기업 채산성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그동안 제품 개선 모델을 통해 정부 규제를 맞춰왔었는데 내년에 대폭 강화되는 만큼 이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라보·다마스 생산의 열쇠를 쥔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청원을 들어주면 생산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환경부와 국토부 등 정부가 라보·다마스 관련 규제 시점을 늦춘다면 내년에도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의명분을 지키면서도 민심을 저버리지 않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 ‘갑질’을 하도록 내버려는 두는 것 또한 정부의 ‘갑질’이 된다. 또 한국지엠은 정부가 민심을 들어줬는데도 이를 모른 척한다면 질타를 받아도 마땅하다. 지엠 앞에 ‘한국’자가 붙은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