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시간제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라며 고용률 제고를 위해 시간제 일자리 도입을 언급한 파장이 정치권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경기불황에서 고용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적이라는 찬성론이 있는가 하면, 고용의 질과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고찰이 빠졌다는 반대론도 거세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며 "시간제 일자리라는 표현에서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으니 공모 등을 통해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하루 종일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있는데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그런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러한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일하는 사람이 자기 필요에 의해 4~5시간 동안 역량을 발휘해서 일하고 차별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데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하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까지 나서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다. 문 의원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의원은 트위터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 고용을 늘리자는 것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구에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인 시간제가 많고 시간당 임금도 정규직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데 비해 우리는 정반대"라며 "고용률 70%는 노동시간 단축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야권의 반응도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시간제 일자리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삼겠다며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반면, 야당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향후 5년간 고용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므로 정부 차원의 일자리 대책이 나오면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단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4대 보험 관련 법안을 정비하는 등 입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역시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 일자리를 나누는 방안 등을 담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민주당 회의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비정규직 줄이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어제(28일) 정부가 실종됐다고 했더니 정부가 홀연히 나타나 시간제 일자리를 외치고 사라졌다"며 "시간제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가 정규직 일자리가 좋은 자리인가 국민에 다시 확인하고 물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일자리 창출 약속이 시간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둔갑시키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안그래도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불안정한 비정규직만 급증하는 와중에 취직하고 싶으면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보라는 것은 굶주린 파리 민중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세상물정 모르는 망언과 대체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
또 "국가기관인 통계청 자료로도 시간제 노동자는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처우가 열악한 편이며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임기 안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공약을 비정규직 중에서도 '을'인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으로 떼워보려는 꼼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조급한 성과주의에서 나온 어불성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용불안, 각종 차별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를 기피하게 되고 결국은 고용률 높이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박 대통령만 모르고 있는 게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시간제 일자리 발언에 '대통령도 시간제로 하자'는 누리꾼들의 농담이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