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와 국제 유가는 통상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달러화가 상승하면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고 달러화가 떨어질 때 유가는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달러화와 국제 유가의 전통적인 상관관계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달러화의 강한 상승세에도 석유 업체가 견조한 수익성을 과시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국제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경우 원유 정제 업체는 반사이익을 얻지만 원유 업체는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주요 바스켓 통화에 대해 달러화는 약 2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의 강도 높은 팽창적 통화정책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논란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경제 지표 개선도 중장기적인 달러화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강달러가 과거와 같은 리스크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 대형 석유 업체들의 의견이다.
BP의 마크 핀리 디렉터는 “최근 국제 유가는 근본적으로 시장 수급에 따라 등락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달러화 상승이 과거처럼 수익성에 커다란 타격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와 국제 유가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헌터 증권의 리처드 헤이스팅스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에서 생산 규모를 늘리고 이를 수출할 경우 달러화가 상승한다고 해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일종의 헤지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엑슨 모빌과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등 다국적 석유 기업은 일제히 1분기 이익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피해 간 셈이다.
미국 2위 업체인 셰브런이 1분기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의 이익을 유지했고, 엑슨 모빌의 이익은 2.5%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들 업체는 모두 해외 생산 규모를 줄이고, 국내 탐사 및 생산을 확대했다.
하지만 오펜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상승이 간접적인 형태로 파장을 미칠 수 있다”며 “가령 유럽이나 호주 등 해외 시장의 설비 운영 비용이나 인건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깨지면서 석유 관련 업계의 리스크가 축소됐지만 획기적인 게임체인저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