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프랑스의 문화 보호주의가 이른바 '스마트폰 세(稅)'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를 맞아 프랑스 고유의 영화, 음악, 출판 등 예술 산업이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인터넷을 통해 문화 콘텐츠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기기들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RFI 등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 산하 9인 위원회는 프랑스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80개 제언을 담은 70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냈다. '스마트폰 세'는 이 80개 제언 중 하나다.

문화적 예외란 영화 등 문화적 자산은 자유경쟁 및 보조금을 받지 않는 다른 제품산업과 똑같이 취급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영화와 출판 공연 등의 문화 산업에 직간접적 지원을 해 왔다.
1980년대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 하에서 시도, 강화됐었고, 17년 만에 미테랑의 뒤를 이어 첫 '좌파 대통령'이 된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이 이를 '계승'하고 있는 것.
보고서는 당국에 "디지털 경제 하에서 과도하게 불균형한 상황을 바로잡도록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일환으로 '스마트폰 세'를 물리자고 했다.
구체적인 세율도 제안됐다. 스마트폰이나 게임 콘솔, 전자책 리더기 등에 판매금액의 4%를 부과하자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이 세금 부과 타깃이 된다. 보고서는 이들이 만드는 기기들을 통해 인터넷에서 문화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위해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1%의 세율이 제안됐으며 이를 통해 8600만유로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보고서에선 세율이 더 높아졌다.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커뮤니케이션 장관은 "매우 작은 부분이나마 이런 기기들을 만드는 회사들은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해 창작자들을 도울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 새로운 세금은 다음 해 예산안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스마트폰 세를 물리든 대신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규제를 다소 완화하는 것도 제안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기본적으로 프랑스 문화를 보호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환영했다.
프랑스는 이미 하드웨어 스토리지가 예술가들이 개인 저작권을 통해 얻는 수입을 줄게 한다며 저작권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이 규모는 연간 2억유로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만 해도 유료TV 구독이나 영화관람 등에 부과한 세금을 통해 7억4900만유로 이상의 돈을 영화 산업에 지원했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 산업은 TV 산업이 그렇듯 온라인 동영상 시청에 밀려나고 있는 중이다. 국립영화센터(Centre National du Cinema; CNC)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내 영화 제작엔 10억7000만유로가 투자됐는데 이는 한 해 전보다 5.5% 줄어든 것이다.
분위기가 다 우호적인 건 아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로비하고 있는 디지털유럽은 "스마트폰 세는 분명히 잘못된 움직임"이라고 반발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