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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유망 자본시장 급부상… 증시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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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 움직임 활발

[뉴스핌=우동환 기자] 2013년 아시아의 신데델라로 등극할 것이라던 필리핀이 확실히 떴다. 아시아에서 유망한 자본시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고,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열풍이 뜨겁다.

23일 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주식 시장의 호황과 국가 신용등급의 상향으로 필리핀 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거래가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4개월 간 필리핀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루시오 탄 필리핀항공(PAL) 회장의 계열사와 산 미구엘 등은 수십억 달러의 증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총 거래 규모는 15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필리핀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는 관측이다.

은행 업계에서는 필리핀 기업들의 이 같은 자금 조달 행보가 수개월 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 상장된 멜코 크라운 엔터네인먼트와 같은 카지노 기업 역시 소비 중심의 필리핀 경제에 대한 기대감에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필리핀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6%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딜로직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에서 거래된 주식 거래 대금은 총 35억 달러로 지난 2008년에 비해 6배 가량 증가했다.

필리핀 채권시장 규모도 8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본 조달 시장의 허브로 불렸던 홍콩은 올해 들어 동남아시아 시장이 부상하면서 뒤처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필리핀 증시는 올해 들어 20% 상승하면서 15% 상승한 인도네시아 시장과 11% 오른 태국 증시를 앞서고 있다. 필리핀 증시의 시가 총액은 3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필리핀 증시가 재벌 기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부 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도 시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대기업의 지배 구조를 규제하고 나서면서 일부 재벌 기업이 상장 유지를 위해 주식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 31일까지 정부의 규제안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난 1월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앞서 루시오 탄 회장의 LT 그룹은 주식 발행을 통해 377억 2000만 페소(9억 1700만 달러)를 증자한 바 있다. 강력한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권이 예상한 가격 범위 상단에 속하는 1주당 20.50페소에 거래됐다.

LT 그룹의 주식 발행을 주간했던 UBS의 라우로 바자 수석은 "필리핀 시장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 규모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필리핀 회사채 시장 역시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DBS 뱅크의 클리포드 리 채권담당 이사는 "필리핀 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주가지수가 7000선을 돌파하자 너무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있다.

24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필리핀 증시의 거래량이 2개월 최저치로 줄어들고 변동성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날 주가지수가 갑자기 1.9% 급락하자 CLSA의 아태지역 주식전략가가 조만간 30%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필리핀 증시는 21% 급등, 주식가치가 예상 이익 대비 20배가 넘었다. MSCI신흥시장지수 평균에 비해 두 배나 되는 수치다. 주가장부가치비율도 3.3배 수준으로 신흥시장 전체의 1.5배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필리핀주가지수는 2008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318%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강세장을 지속한 신흥국과 선진국 증시에 비해 최소 146%포인트 더 높은 상승률이다.

하지만 앞서 CLSA의 전략가는 주가가 급격하게 조정받을 경우 훌륭한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필리핀 증시는 조정 이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탰다.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 매수 규모는 13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25.5억 달러의 절반에 달했다. 4월에만 약 3억 달러 순매수가 기록되면서 6개월째 외국인자금이 유입되는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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