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엔화 약세 베팅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일부 외환 매매전문가들이 엔화가 갑작스럽게 랠리를 펼칠 경우에 대비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또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와타나베부인들이 다시 활발한 외환선물 마진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최근 환율 추세가 전환되는 조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엔화 가치가 20% 넘게 급락한 가운데에도 일부 매매세력들은 엔화 반등에 베팅하는 콜 옵션을 매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1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옵션 계약이란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 미래의 어떤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자산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엔화 콜 옵션을 보유한 트레이더는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 환율 이하로 엔화를 살 수 있게 된다. 이는 엔화 매도 포지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96엔 선까지 오른 뒤에 더이상 급격히 오르지 않고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옵션 시장의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되는 이 '리스크리버설' 수치는 마이너스일 경우 투자자들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수익을 내는 계약을 더 선호함을 보여준다. 지난 2월 말 이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익을 내는 옵션 상품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급작스러운 추세 변화인 셈이다.
3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외환 펀드를 운용하는 씨뷰(C-View)는 최근 엔화 콜옵션을 대거 사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옵션 시장의 행보는 일부 트레이더들에 국한된 현상일 수도 있다. 아직도 다수 투자자들은 엔화가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하의 일본은행(BOJ)이 내달 새로운 부양책을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3월 12일 기준 주간 투기세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122억 달러까지 한 주 전보다 31%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M3캐피탈의 대표 존 네토는 "지금 당장은 엔화 매도 포지션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여름까지 달러/엔이 100엔 선까지 오르는 방향에 베팅하고 있으며, 엔 콜 옵션은 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자산운용업체들이 짭짤한 수익을 낸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례로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지난해 11월부터 3월까지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조지 소로스 외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엔화 약세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 다수가 엔화 약세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출구를 찾으려 한다면 그 여파는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엔화 가치 반등에 헤지 베팅하는 움직임을 주목할만 하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존 홉킨슨 외환 전략가는 "일부 트레이더들은 엔화의 벨류에이션이 너무 과장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옵션을 이용해 투자금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최근 일부 옵션 베팅 추세에 대해 논평했다.
한편, 최근 엔화 하락세가 둔화되자 도쿄 외환시장의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은 다시 한 번 FX 마진 거래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도쿄금융거래소의 FX 마진 거래는 직전월보다 거래량이 2.5% 증가했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자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애를 먹는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최근 엔화 하락세 둔화는 개인투자자들의 FX마진 거래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2월에서 1월까지 거의 5%가량 변동 장세를 이어갔으나 2월 들어서는 변동폭이 4%로 축소됐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