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나 사장, 요즘 사업은 좀 어때?"
"대박기업의 납품 테스트를 통과했는데... 운영 자금이 부족해서... 내가 뭐 가진 게 있어야지. 우리집이야 담보 잡힌 지 오래됐고..."
"그래 신용보증기금에는 가 봤나?"
이 대화는 신용보증기금이 안내책자에 실은 홍보만화의 첫머리 내용이다.
새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주목받으면서 대출 보증기관 역할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부실 관리 문제와 내부 정비에는 만만찮은 과제도 남아있다.
◆ 보증기관 역할 중요..중소기업 지원 확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 보증기관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중심이다. 이들 공적 보증기관의 업무는 사실 간단하다.
신보의 경우는 신용보증서를 이용해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부족한 담보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핵심이다.
또, 민간 보증회사보다 보증료가 저렴하고 은행에서 우대금리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처붐에 따라 신보에서 분리된 기보의 경우도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중소기업이 주요 보증업무 대상이다.
이들 보증기관의 역할은 이제 중소기업 대출보증 한도를 늘리고 보증한도는 매출액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보증업무는 중소기업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부분이다. 은행권의 까다로운 대출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뒤돌아서야 했던 중소기업에게는 한번쯤 문을 두드려봐야 하는 곳이다.
때문에 이들은 새정부 출범에 맞춰 중소기업 보증업무를 크게 확대한다는 방향성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신보는 다음달 초 일반보증 총량 확대 등을 핵심골자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한해 신보의 실적을 보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얼마나 보증기관의 역할이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보는 지난해 연초 일반보증 총량을 정부승인 목표 38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하반기에 들어선 8월에는 목표를 5000억원 확대한 40조원으로 운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기반으로 지난해 말 기준 신보의 일반보증잔액은 39조3000억원에 달했다. 2011년 말 대비 9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녹색성장기업, 수출기업, 유망서비스업 등 미래성장 지원에는 20조8000억원을 보증공급하면서 연간공급계획의 109.5%를 달성하기도 했다.
신보의 신상품 개발 노력은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동력원이 되고 있다. 낮은 대출금리를 중소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대출장터'는 대표적이다.
신보가 기업과 은행이 대출정보를 교환하고 기업이 가장 유리한 조건의 은행을 선택하는 역경매 방식의 온라인 대출장터를 2011년 1월에 구축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중소기업의 대출희망 등록건수는 2만3896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총 2만1503건의 대출이 실행됐는데, 금액으로는 2조7074억원이다. 대출 평균금리도 제도 도입 전 평균금리 6.22%보다 0.7%포인트 낮아진 5.52%를 기록했다.
신보 측은 "온라인 대출장터가 중소기업들로부터 큰 호응과 인기를 얻다보니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서민금융 전반으로 제도가 확산돼 금융소비자 전체의 금융비용 경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신보의 온라인 대출장터는 여신금융협회의 인터넷 직거래장터, 대부금융협회의 소비자금융 직거래 대출센터, 전국은행연합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비교공시 시스템, 한국이지론의 역경매방식 대출중개 서비스 등으로 벤치마킹 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톡톡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신보가 2011년 1월 국내 최초로 보험보장기능과 대출담보기능을 결합해 출시한 '일석e조보험'은 2년 동안 총 2587건의 추진실적을 보이고 있다. 보험가입금액은 3조6071억원으로, 이중 대출약정금액은 8307억원이다.
중소기업에게 대출금리를 미리 알려주는 신보의 금리캐스터도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한달 평균 1300여건의 조회가 이루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 모럴헤저드 경계..전문 부실관리 필요성 대두
공적 보증기관은 준정부기관이다보니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는 특히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정치적 입김이나 청탁 등에 따른 선심성 보증이 이뤄지면서 정작 지원을 필요로하는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벌어지는 사건이다. 이런 지적은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또, 신보는 1976년 설립 이후 이사장 자리를 모두 외부인사로 임명해 왔다. 정치인이나 정부관료의 보은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입방아가 잦았던 게 사실이다. 전문적인 보증업무를 위해서는 오랜 경험의 내부 전문가가 승진을 통해서 수장에 올라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된 얘기일 정도다.
더구나 부실관리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부실률이 지난해 말 4.8%를 기록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기보가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넘긴 것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을 떠안고 있다보면 채무자의 신용회복지원은 물론 효율적인 채권정리에 따른 회수에도 그만큼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채무자의 자활과 본연의 업무집중도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보가 부실 회수 등의 업무에 100여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낭비"라면서 "종합적인 채무를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 집중관리를 하는 것이 정부의 재정부담이나 관리비용 절감, 보증업무 집중화 측면에서도 바람직 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