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전산망 구축하면 수익성 타격
[뉴스핌=최주은 기자] 우리카드 분사가 오는 1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드시장에서 BC카드의 입지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가 프로세싱 업무를 담당하는 회원사 가운데 우리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30%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향후 우리카드가 매입업무를 독자 체제로 전환하면 수익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카드 분사 인허가를 의결할 예정인데 이변이 없는 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의 매입업무 등 인프라 업무를 담당하는 BC카드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 것은 이미 한차례 분사 경험이 있는 우리카드가 독자 전산망을 구축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다.
BC카드는 11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우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압도적이다. 또 BC카드에서 프로세싱 업무는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해 우리카드 분사가 BC카드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BC카드는 추가적인 수익 사업도 당분간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포화된 시장도 문제지만, 과도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장기 저성장 모드에서 효율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BC카드 관계자는 “우리 업무의 근간은 시스템에 의한 프로세싱이 기반인 것은 사실”이라며 “당분간은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없는 BC카드에 대해 우려하는 눈치다.
새마을금고, 신협 등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 점유율 2위인 농협카드과의 제휴 기회를 KB국민카드에 넘겨준 것도 BC카드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BC카드가 자체 카드 출시를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BC카드의 자체 카드 출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며 "프로세싱 업무는 카드사들이 전산을 개발해 독자노선을 구축하겠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분사하게 되면 발급사 경쟁이 필요한 부분은 경쟁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당장은 우리카드와 협업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BC카드는 우리, NH농협, IBK기업, 하나SK카드 등 4개사가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대형사 편중 현상이 심하다.
따라서 우리카드와 같이 분사를 통해 독자 노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회사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특히, 농협은행의 카드 부문 분사 가능성이 최근 주목되는 만큼 대형사의 분사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쏠림 현상에 대한 대안 마련이 선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