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과거사 사과는 "아버지 무덤에 침뱉은" 정치적 필연
[뉴스핌=김사헌 기자]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인물인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제3의 힘으로 작용하는 한국은 보수당 후보가 좌파의 언어를 수용하면서, 우경화 양상을 보이는 일본 총선과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데이빗 필링 FT 칼럼니스트는 지난 5일 "Old rivalries stir in Japan and Korea"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일본 총선이나 한국 대선 모두 무소속 인사가 선거에서 양자 균형의 무게추를 움직이는 제3의 힘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일본 정치는 중국의 부상에 놀란 우익의 궐기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 대선은 미래로 전전하기 위해 보수당 후보조차 좌파의 언어를 수용하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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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TV토론회에 참석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진=AP/뉴시스] |
일본은 아베 신조 자민당 대표가 2006년 총리직을 급히 물러난 이후 무려 5명의 총리를 갈아치운 정치적 혼란 뒤에 다시 아베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상할 정도로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놀란 일본인들이 과거로의 우경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필링은 특히 "아베 대표는 전범으로 낙인찍혔다가 복복권해 1950년대 56대와 57대 총리를 지낸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와 거리를 둘 이유가 없지만, 박근혜 후보는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1979년 피살될 때까지 권력을 유지했던 고 박정희 대통령과 거리를 두어야 했다"고 비교했다.
또 그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은 불효 불충을 저질렀다"는 지적을 인용해 이를 '정치적으로 필연적인' 대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필링은 이 같은 양국 선거의 차이점에 대해 아시아 2위 경제인 일본보다 부강하지 않은 아시아 4위 경제 한국은 앞으로 더 발전하기를 원하지만, 일본은 현재 상황에 대한 당혹감과 미래에 대한 공포에 질려 과거로 되돌아 가려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배경이라고 봤다.
그는 또 한국 국민들이 박 후보를 선택한다면 일본으로서는 결코 불가능한 첫 여성 지도자를 선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연한 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필링은 일본이 1980년대 서구 생활양식을 따라잡는데 전념했지만 지금은 수출 주도 경제 성장으로 인해 소비자가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희생되는 방식에서 어떻게 탈피할 수 있을까 염려한다면서, 한국도 이 문제를 숙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국이 너무나 강력해진 재벌의 힘과 결정력에 대해 우려한다면, 일본이 결코 과거 경제모델에서 이행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점은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미래 세대의 경제적 경로를 결정짓기 위한 먼 행로가 될 것이라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아베는 어떤 식으로든 '경제 성장'을 추동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강력한 완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창출하는 거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경제적 부를 좀 더 평등하게 분배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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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30일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와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 간 논쟁에 참여했다. [사진=AP/뉴시스] |
필링은 또 일본 총선에서는 외교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대 북한 정책은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구 열도)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우파가 부상하고 있다.
한편, 필링은 한국과 일본이 오래된 앙숙이면서 일본의 35년 식민지 지배에 따른 앙금이 남아있기 때문에 경쟁과 의구심의 골이 여전히 깊게 배어 있다면서, 박 후보는 과거사는 과거사란 입장이지만 문재인 후보는 다르기 때문에 아베와 문재인 후보가 각각 당선될 경우 다시 격렬한 대립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