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보다 유로존의 존폐를 결정지을 더 중요한 문제는 유럽 은행시스템 통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여년 간 진행된 유럽 은행간 통합 움직임이 와해될 경우 남유럽과 동유럽 신용이 바닥나 경제 문제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경제 연합이라는 유럽의 존재 가치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은행들의 단일 시장 형성 움직임은 지난 90년대부터 계속됐다. 유럽 은행 간 인수 및 지점 설립 움직임의 취지는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유럽 금융 시장을 형성하자는 데 있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2009년 유럽 은행들은 영업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운영하며 해외 영업 비중이 28%인 미국 은행들과 15%인 아시아 은행들에 비해 국제화가 훨씬 앞서있는 상황이었다.
금융시장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신용 역시 저렴해질 것이고 훨씬 다양해지는 한편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에서는 정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미상환 사태를 우려해 유로존 은행들은 대출을 상당히 꺼려했고, 지난해 말 유로존 간 은행대출은 2008년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해 60%나 모자란 수준이었다. 자금은 은행간 창구가 아닌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해서만 유통됐다.
개별 국가 내에서는 은행 합병 움직임이 늘면서 자산 보호 움직임도 가속화됐다.
급기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달 초 “은행간 시장이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마치 의사가 환자의 혈액순환에 지장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심각성을 띈다. 은행이 은행간 대출을 꺼릴 경우 기업이나 개인 고객으로의 대출 기피는 뻔한 결과이기 때문.
WSJ는 현재 유럽 각국 규제당국이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로부터 자국 은행 보호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자국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유럽 국채 시장도 점점 분산되는 움직임인데다 대출도 줄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시장의 관심이 정부 예산 긴축보다는 은행 분야에 더 많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WSJ는 은행 부분의 이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해 범유럽 예금보험기금 창설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이탈리아 예금자들이 유로화 예금액을 이탈리아 은행에서 더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독일 은행을 옮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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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