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이번 달부터 100개가 넘는 글로벌 주요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예정인 가운데, 이는 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경기회복을 위한 대출 확대가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자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와 독일 도이체방크, 미국 모간스탠리 등이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의 첫 희생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 Ratings) 등 경쟁 신평사들의 등급 강등까지 유발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나아가 마진콜, 담보추가 요구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아예 민간 자금시장에서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간 자금시장에서 조달이 어려워진 은행들은 자산을 매각하고 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핌코(PIMCO)의 유럽 신용분석 헤드인 필리프 보데로는 "신평사의 견해가 더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 동안 은행권이 얼마나 더 투명하고 안전해졌는지 감안한다면 이번 등급 강등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은행 분석가인 휴 반 스테니스는 "조달비용이 올라가면 은행의 여수신비율은 동등한 수준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강력한 디레버리징 압력으로 작용해 유럽 경기회복을 옥죌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주 제출한 자료에서 무디스가 등급을 3계단 강등하고 S&P까지 2계단 등급을 강등할 경우 총 96억 달러 이상의 추가 담보를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치를 제출했다. 이들은 씨티그룹의 경우 약 47억 달러의 추가 담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디스는 이르면 5월부터 이탈리아 은행들과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독일 등의 은행에 대한 등급 재평가를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대형 투자은행의 경우 6월까지는 등급의 조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디스는 UBS와 크레디트스위스그룹, BBVA, 모간스탠리 등의 장기 신용등급이 최대 3계단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그룹, HSBC 등은 2계단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그리고 UBS의 단기 신용등급도 강등 검토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의 은행분석가는 장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유럽계 은행의 수익은 약 2%~6%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유럽의 은행들은 민간 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아예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이 분석가는 경고했다.
다만 1분기에 주요 은행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에 무디스의 등급 강등 폭이 우려한 것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RBS, BNP파리바 등은 모두 월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두 차례 장기저리자금을 공급한 이후 자금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는 무디스가 등급 강등 발표 일정을 늦춘 것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겠느냐는 희망섞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은행 및 금융회사 43곳의 주가는 지난 3월 19일 고점으로부터 약 18% 가량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유럽 25개 은행의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41%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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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