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16일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의 개인 채무자에 불리한 포괄근저당 설정 관행을 뿌리뽑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대표적인 서민 금융이라 할 수 있는 새마을금고나 단위농협, 신협, 저축은행 채무에서 포괄근저당의 폐해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명맥이 유지될 전망이다.
◆ 은행권 '통담보' 사실상 금지될 듯
이른바 '통담보'라고도 불리는 '포괄근저당'은 채무자가 은행에게서 융자를 받을 때 한가지 목적으로 근저당을 설정하면 추후에 발생하는 모든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포괄해 적용하는 저당이라는 뜻이다.
예컨대 채무자가 단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더라도 해당 은행과 거래하는 별도의 여신이나 보증, 신용카드 거래 등이 있을 경우 은행은 기존 담보대출을 받은 주택에 대해 담보권 행사를 들어올 수 있다.
이같은 행태는 현행법상으로 불법적인 요소를 갖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은행들은 이를 기존 관행이라는 판단에서 포괄근저당 설정행위를 계속해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포괄근저당은 약 129만 건으로 설정액은 139조원, 대출 잔액은 90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전체 근저당 설정 건수의 27.8%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은행 대출시 명백하게 채무자에 불리한 규정임에도 실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채무자의 경우는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이를 담당직원이 불러주는 대로 그대로 받아적는 경우가 많이 있다.
◆ 서민금융 새마을·저축은행·신협 해당 없어
이번에 금융위가 뒤늦게 제도를 보완, 은행들의 개인 채무자에 대한 포괄근저당 설정행위를 뿌리뽑겠다는 발표는 일단 긍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을 제외한 저축은행나 새마을금고, 신협 등과 같은 제2, 제3 금융권의 경우 이같은 혜택을 받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먼저 포괄근저당을 폐지하게 되면 제2, 제3금융권에서도 단계적으로 변화 움직임이 있을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에서 먼저 하게 되면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금융권들이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간단치만은 않다. 은행이 아닌 제2, 제3 금융권의 경우, 소관법이 달라서 현재로서는 금융위로서도 이렇다할 방도가 없어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쪽에는 지난 2010년 은행법 개정으로 인해 이를 시정할 법률적 근거가 있다"며 "하지만 은행을 제외한 제2, 제3 금융권에 해당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지난해 근저당 민원만 1200건
금융위 측은 이번 은행권을 대상으로 한 조치는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서민 금융에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그 이유는 현행법 상 제2, 제3 금융권 대출의 포괄근저당 설정행위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은행법이 개정되기까지 법률 개정 작업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렸던 것으로 봐서 서민금융에도 적용되기는 오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의 이번 조치는 포괄근저당을 금지한 법개정이 이뤄진 지 거의 2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크게 뒤늦은 것이라는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개인에 대한 포괄근저당을 금지한 은행법 개정안은 지난 2010년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금융위의 계도가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일부 은행은 이같은 법규정을 무시하고 개인에 대한 포괄근저당 관행을 실무적으로 유지하다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한해동안 접수된 근저당 관련 금융 민원만 1200건 가까운 상황이다.
또 최근까지도 금융감독원 감사에서 일부 대출에 대해 포괄근저당을 신규로 설정한 경우가 없는지 여부가 주된 단속대상이 되기도 했다.
◆ 5년전부터 행정지도…바뀐 것 없어
금융위는 이 문제에 대해 약 5년여 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렇다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7년 당시 가계 대출시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과 근담보의 종류별 차이에 대해 고객에 설명하는 의무를 행정지도한 바 있으며 지난 2010년에는 은행법 개정을 통해 포괄근저당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뀐 것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금융위가 은행의 개인 대출자들에 대한 만기전 포괄근저당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아직 이렇다할 방향설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금융위 측은 일단 하반기 중에 이 문제를 다루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 각계 의견을 수렴, 점차 제도적 개선을 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계 전문가는 "은행에서 기존에 누리던 기득권 부분을 먼저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금융위가 이를 함부로 건드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이 만기되는 경우는 새롭게 설정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존 융자의 경우는 만기전 포괄근저당을 해소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논의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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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