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재개할 조짐을 보이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진화에 나섰다. 장기 저리대출(LTRO) 공급 이후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안정되자 국채 매입을 중단했으나 이를 재개할 뜻을 내비친 것.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 국채시장은 경계수위를 오히려 높이는 모습이다. ECB의 구두 개입과 국채 매입이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지만 근본적인 부채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다.
브느와 꾀레 ECB 정책위원은 11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채 수익률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국채 매입을 재개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ECB는 문제를 진화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이를 동원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주변국 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원 가능성을 제시했다.
ECB는 최근 4주 동안 주변국 국채를 매입하지 않았다. 1조유로를 웃도는 대출 시행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
꾀레 위원의 발언에 시장 불안감이 다소 진정됐지만 안심하기 힘들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중론이다.
이날 이탈리아가 실시한 1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는 2.84%를 기록, 지난달 중순 1.405%에서 두 배 치솟았다. 부채위기 전염에 대한 공포가 발행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국채 대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400bp를 넘어섰다.
반면 독일 정부는 41억1000만유로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1.77%의 금리에 발행,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이날 꾀레 위원의 발언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전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99%까지 상승해 4개월래 최고치에 이른 후 5.82%로 밀렸다.
RBS의 실비오 페루조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국채 시장에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변국의 개별적인 재정 상황과 함께 펀더멘털에 시선을 고정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오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ECB의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ECB가 조만간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토마스 코스테르그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국채 매입은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특히 북유럽 정책자들이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유럽 정책자들이 국채 매입을 정치적인 행위로 간주한다는 얘기다.
ECB 내부에서도 일부 정책자들이 국채 매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적인 국채 매입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개입이라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