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정탁윤 기자]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단가를 인하하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우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조선해운, 섬유, 석유화학 등의 산업은 일본과의 경쟁관계에서 경합품목이 많지 않아 수출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약세 기조로 인해 업종별로는 자동차 업종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전기전자 업종이나 조선 업종은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과 특화된 제품군을 바탕으로 상당 부분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자동차업계..'토요타 대반격 경계'
엔화 약세를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일본에 비해 불리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엔화 약세 지속 시 토요타 등 일본차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대지진에 따른 부품 공급난으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졌던 토요타는 최근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올리며 대반격을 준비중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자동차 업계의 부품 공급망도 대부분 정상화됐고, 토요타 등이 전세계에서 할인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영향까지 겹치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실적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상민 한화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 움직임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주요 경계대상"이라며 "전 세계 어디에서건 일본 업체들은 한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환율변화에 따른 일본업체의 펀더멘탈 변화는 당연히 우리의 상대적 경쟁력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엔화 약세를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할 때 원화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전자·조선·철강업계..'日기업에 비교우위'
국내 전자업계는 최근 몇년 사이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품목이 크게 줄어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에서는 한발 비껴나 있다. 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일본을 앞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도체와 스마트TV 분야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큰 격차를 두고 일본 업체들을 앞서 있고, 스마트폰은 미국과 한국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우리 조선업계도 엔화약세에 따른 우려감은 적은 편이다. 다만 중소 조선업체의 경우 일본 기업과 경쟁 선종이 겹쳐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을 비롯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이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구조물에 특화돼 있는 반면 일본 조선사들은 여전히 일반 선박에 주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철강업계 역시 엔화 약세에 따른 영향보다는 글로벌 철강시황 전체가 비수기라 그에 따른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엔화 약세에 따라 후판과 열연 등 일부 일본산 원자재 수입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수는 있겠지만 전체적 영향은 적은 편"이라며 "글로벌 철강시황 회복여부가 더 큰 문제"라고 했다.

◆ 엔화부채 많은 기업들은 수혜 기대
일본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많은 일부 전자 또는 기계 업체들은 엔화 약세에 따라 부품 수입 비용이 줄면서 수혜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폰 등의 일부 주요 부품들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일본산 부품 수입비중인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나, 현대위아 등 기계회사들도 엔저 혜택을 볼 전망이다.
또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엔화 약세로 부채 평가액이 줄고 이자비용이 줄어드는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으로는 포스코, 현대제철, 대한항공, 한국전력 등이 꼽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채상환에는 일부 긍정 요인이 있을지 모르나 국내로 오는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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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